[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했던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소속 의원 172명 전원 명의로 발의했다. 지금까지 검찰이 국민의 고소·고발건을 접수받아 직접 수사에 나섰거나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직접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삭제한 것이다. 다만,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무원에 대한 수사권을 제한적으로 두면서 다른 법으로 정하는 경우에 한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공포 3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수사는 사법경찰관의 직무로 하며 검사의 수사는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게는 6대 중대 범죄에 대한 수사권만 남아있었는데, 이 마저 경찰에 이양하게 됐다. 6대 중대 범죄는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왼쪽부터), 박찬대, 김용민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되면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된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7조에 따르면 경찰 수사에 보완이 필요하다 판단할 경우 검찰은 경찰에게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었다. 개정안에는 검찰의 '송치 요구권'이 삭제돼 있다. 대신 제254조의5제1항제2호를 신설해 재수사를 '요청'할 수는 있게 했다.
수사는 할 수 없지만 기소 전 관계자 의견 청취는 할 수 있게 됐다. 개정안에 신설된 제208조2에는 영장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찰이 피의자·피해자(법정대리인 포함)·참고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고, 개정형사소송법 제246조2는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정했다. 피의자 얼굴 한 번 못 보고 영장이나 공소장을 청구해야 하면 억울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검찰의 의견이 반영됐다.
검찰에게 남은 수사권도 있다. 직접 수사권을 가진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발생한 범죄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무를 공소의 제기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과 경찰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범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직무에 관한 수사로 한정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찰과 공수처 직무 범죄 외에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뒀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신설된 197조제3항에는 "검사는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국회가 검찰이 수사 가능한 사안을 정하는 특별법 등 다른 법을 만들면 예외적으로 검찰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민주당측은 이를 근거로 '검수완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최강욱 의원은 이날 형사소송법 등 개정안에 대한 브리핑에서 "(개정안은)여전히 경찰의 직무상 범죄, 공수처 직원의 직무상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검찰이 보유하고 있어 기관간 감시가 가능하다"면서 "수사에서 검사를 완전 배제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