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정비 인프라 확대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 정비 등 사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장기적으로 신차 판매와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3만1443대로 2020년의 9만6481대보다 71.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신규 등록 대수는 10만 338대로 2020년의 4만6000대 대비 115% 늘었다. 정부는 올해 총 20만7500대의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적극적인 행정을 펼칠 방침이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비 인프라 확충, 인재 양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기계 장치인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와 다수의 전장 부품을 탑재한다. 이 때문에 전기차를 정비하려면 배터리와 전장 부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정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 프로그램(HMCPe)’을 통해 ‘e-Master’ 등급을 획득한 엔지니어가 현대차의 ‘아이오닉 5’ 차량을 정비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우선
현대차(005380)는 '현대 전동차 마스터 인증프로그램(HMCPe)' 신규 런칭을 통해 전기차 전문 정비 인력 육성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기존 기술인증제(HMCP)를 통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에 관한 전문 진단 기술 교육과 평가를 바탕으로 전동차 정비 기술력을 향상해 왔다.
그러나 전동차 정비 서비스 품질을 한층 더 높이고, 고객 응대력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적인 전동차 기술인증제인 'HMCPe'를 도입했다.
현대차 블루핸즈 엔지니어는 역량 수준에 따라 '전동차 기본, 전동차 고객응대 스킬업, 전기차 진단 소집 교육'의 전동차 기술교육 3가지 과목을 이수한 후 시험을 통해 전기차 시스템에 대한 지식과 실무 진단 능력을 평가받고, 합격 시 'e-Technician' 또는 'e-Master'의 2가지 레벨을 부여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최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핸즈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향후 상용과 해외 A/S 부문까지 전기차 진단·수리 기술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게 해 고객에게 불편함 없이 전문적이고 안전한 정비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000270)는 전기차 정비기술인증제도 'KEVT'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로 정비 협력사인 오토큐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개인 정비 기술 인증을 통해 교육과 인증을 부여한다.
기술 역량 수준에 따라 '베이직' 등급과 '프로' 등 2개의 등급으로 인증을 진행한다. 오토큐 협력사가 '베이직'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정비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장비와 베이직 등급을 취득한 엔지니어 1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프로' 등급은 전기차 전용 작업 공간인 워크베이를 포함해 '프로' 등급 엔지니어 1명과 '베이직' 등급 엔지니어 1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포르쉐코리아도 전체 정비 엔지니어의 절반 이상이 고전압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이를 통해 전국 13곳의 서비스센터 중 10곳에서 전기차 '타이칸'의 정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포르쉐코리아는 본사 교육과 트레이닝 센터 교육 시스템을 통해 전국 서비스센터에서 전기차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닛산자동차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공장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진행해 전기차 생산에 특화된 인재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정부도 관련 인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정비 시스템을 완비하고, 우수인력 2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