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가 친환경 전략을 내세워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이른바 '독일 4강'으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을 위협하고 있다.
18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볼보는 3360대를 판매했고, 이는 폭스바겐 3374대보다 14대 적은 수치다.
분기 판매로는 볼보가 폭스바겐보다 적게 팔았지만, 볼보는 지난달 C40 리차지 등 전기차 출시로 아우디까지 제치면서 수입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독일 4사 비중이 높지만, 이 가운데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볼보는 최근 빠른 전동화를 통해 올해도 독일 4사의 벽을 허물 채비를 하고 있다.
볼보차코리아 '메이드 바이 스웨덴' 브랜드 팝업 스토어. (사진=볼보차코리아)
볼보는 지난해 한국 진출 33년 만에 판매량 1만5000대를 돌파해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은 벤츠 7만6284대, BMW 6만5682대, 아우디 2만5626대, 볼보 1만5030대, 폭스바겐 1만4364대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볼보가 3위를 차지한 것은 12년 만에 '독일 4강' 체제를 깬 것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볼보의 성장은 국내에서도 친환경이 대세인 만큼 디젤차를 줄이고 가솔린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볼보는 지난달 C40 리차지 등 완전 전동화 모델을 내놓았고, 이달 14일에는 롱레인지 배터리 탑재로 순수 전기 모드 주행거리를 강화한 신형 XC90, S90,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AWD)를 출시하고 시판에 나섰다.
반면 볼보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서 골프, 아테온, 제타, 파사트GT, 티구안, 티록 등을 판매 중인데, 이 중 제타를 제외하면 모두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올해 1월 출시된 골프는 해외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도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디젤 모델만 가져왔다. 볼보 등 경쟁사들이 전기차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 전기차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연기관의 명성이 판매량 순위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라며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수입차 시장 내 독일차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증가한 73.9%를 기록했다. 독일차는 지난해 1분기 처음으로 점유율 70%를 넘은 것에 이어 올해도 영향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