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찰개혁 법안 입법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오수 검찰총창은 19일 국회를 찾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개혁 법안과 관련해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이 법안처럼 (검찰이)아무런 수사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국가 수사력을 그대로 사장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호소했다.
김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총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사의 표명을 거뒀다. 또 문 대통령의 주문대로 국회에 출석해 의견 진술할 기회를 요청했고, 여야 합의로 출석이 결정됐다.
김 총장은 이날 민주당이 발의한 검찰청·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현행제도 안착의 중요성 △위헌 소지 △송치사건 보완수사 폐지 문제점 △중요범죄 직접수사 폐지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특히 김 총장은 검찰개혁 법안의 위헌 소지 여부에 대해 "형사소송법에도 수사기관에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모두 포함됐다"며 "4·19 이후 경찰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반성으로 영장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하는 것으로 헌법이 개정되었고, 이에 따라 형소법상 검사는 수사의 주제자로 하고 검사의 뒤를 받아 수사하도록 명시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검사를 수사권자로 한 것은 이와 같은 연혁에 기반한 헌법정신에 따른 것이고 이를 명문화한 것이 헌법 12조, 16조"라며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지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현재의 형사사법절차가 지난해 1월부터 적용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이)1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권을)전면 폐지하는 것은 상처를 더 곪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선 현행 제도를 안착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시행 중인 현 제도의 안착에 법원, 검찰, 경찰 법조계 등 유관기관이 합심해서 총력을 기울여야만 할 상황"이라고 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검찰개혁 법안 입법과 관련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총장은 검찰 직접수사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하도록 하는 개정안 내용에 대해서도 "법안대로라면 검사는 예외적으로 하던 직접 보완수사도 못하게 됨으로 전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검사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하면 그 사건을 무조건 경찰에 보내야 하고 이후 경찰이 수사한 결과만을 토대로 다시 판단한다. 경우에 따라서 핑퐁식 무한 이송사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는 신속한 사건처리를 할 수 없고 국민만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검사는 오로지 경찰이 수사해서 검찰에 보내는 기록과 증거만으로 혐의 유무를 판단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함으로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처분의 적황성을 높일 수도 없다"며 "검사는 경찰 기록만으로 혐의 유무를 결정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충분한 증거 없이 기소하게 되면 허점을 이용할 수 있는 변호인을 선임하는 돈 많은 피고인, 힘 있는 피고인에 의해 누가 이익을 보겠는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법안 추진이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총장은 "법안을 현실화 하기 전에 국회에서 법무부와 검찰, 법원, 경찰, 변호사협회, 학계, 시민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인과 관심 가진 단체들을 모아 충분히 논의해 주시고 여야 합의를 거쳐 최선의 결론을 찾는 과정이 선행되었으면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신체의 자유와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 국가 운영이나 발전과 깊은 관련이 있는 법안을 지금과 같이 2주 안에 처리한다는 것은 절대로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날 문 대통령의 지적과 여론을 의식해, 검찰이 앞으로 더 성찰하고 반성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김 총장은 "그동안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많이 받지 못했다"며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검찰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점검받고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