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위원회 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오찬에서 퇴임 후 삶과 관련해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은둔 생활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현실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보통 시민으로 살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정부의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대통령 소속 위원장 등과의 오찬에서 "퇴임 후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이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이에 있는 통도사에 가고, 영남 알프스 등산을 하며, 텃밭을 가꾸고, 개·고양이·닭을 키우며 살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오며 가며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동안 함께 일해 온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기간 내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며 "우리는 그 위기를 잘 극복해왔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고 도약을 했고 드디어 선도국가라는 평가를 객관적으로 받게 되었다. 모두 여러분이 한 몸처럼 헌신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외교에 주력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외교의 범주가 정치, 안보에 머물지 않고 경제, 공급망, 방역, 백신, 기후위기 대응으로 넓어졌고,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제협력 요구도 많아졌다"며 "외국 정상들과 만나거나 통화할 때 대한민국이 많은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점에서 찬사를 받았다"며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에서도 극단주의, 포퓰리즘, 극우주의, 가짜뉴스 등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나서 평화적인 촛불집회, 국회의 탄핵소추, 헌재의 탄핵 인용을 통해 합법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고 민주주의를 되살렸다는 면에서 극찬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 다음은 '방역'에 대한 찬사"라며 "코로나 초기에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오미크론이 확산된 기간에도 매우 낮은 치명률을 기록하며 계절독감 수준으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측면에서도 찬사를 받았다"며 "2020년에는 주요국가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는 선방했고, 2021년 경제성장률은 주요국 중 가장 빠른 경제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문화에 대한 찬사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BTS와 블랙핑크의 K팝, '기생충', '오징어게임'의 K문화와 같은 현대 대중문화뿐 아니라 유럽이 오랜 전통을 가진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에서도 우리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 외국 정상들이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직 국무위원과 대통령 자문기구 및 위원회 위원장 초청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전 총리의 발언도 이어졌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년은 도약과 성숙의 역사였으며, 각 분야마다 많은 성장이 있었고, 대한민국이 도전했으나 도달하지 못한 많은 것을 이루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에서 일한 2년7개월이 가장 충만한 기간이었고, 좋은 대통령 모시고 헌신적인 공직자들과 함께한 기간은 소중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은 어려운 가운데 국정을 맡아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냈다. 우리 정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 출범 후 원내 1당인 야당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을 섬기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해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이날 오찬을 마무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