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전국 부장검사들이 21일 "검찰총장님과 고위 간부님들께 건의드린다. 형사사법 체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 다시 한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막기 위해 검찰 수뇌부가 직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대응을 위한 '전국 부장검사 대표회의'를 마친 참석자들이 21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일 오후 7시 시작된 회의는 다음 날 새벽 4시께 끝이 났다. (사진=연합뉴스)
70여명의 전국 부장검사들은 지난 20일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4시께까지 검수완박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에 대한 회의 후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검수완박법은 범죄방치법"이라며 형사사법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고위 간부들이 사퇴를 포함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장검사들도 검수완박을 막기 위해서라면 사퇴까지 불사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장검사 대표회의 관계자는 "부장검사들의 총의가 (책임 있는 자세에) 사퇴를 포함한 것이 맞지만, 열심히 뛰고 있는 간부들도 있기에 일률적인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부장들도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얘기들도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장검사들은 입장문에서 "검수완박이 시행되면 박탈되는 것은 검찰의 수사권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이며, 범죄수사와 재판실무 현장은 큰 혼란을 감내해야 한다"며 검찰 고위직의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부장검사들의 요구에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에 "자세하게 보고를 받지 못했지만, 충분히 살펴보고 장시간 토론하고 논의해 내린 결정인 만큼 그 정도 무게를 갖고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부장검사들은 "그동안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있어 국민들의 신뢰를 온전히 얻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한다"며 "수사 개시와 종결에 이르기까지 내부 점검과 국민의 감시를 철저히 받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해 대검에 건의할 계획이고, 검사장 회의에서 제시한 국회 특위가 구성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평검사들은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들께서 중대범죄의 수사 과정에 참여하실 수 있는 외부적 통제장치, 내부적 견제를 위한 정례적인 평검사 대표회의 등을 제안했다"며 "그 충정 어린 제안에 적극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