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태평로
신한지주(055550) 본점에서 이사회가 열린다. 지난 2일 신한은행이 신상훈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지 12일만이다. 이사회 결과에 따라 신 사장 해임 혹은 직무정지 등이 얘기되고 있다.
◇ 고소, 고발 잇따라
이사회를 하루 앞둔 13일, 라응찬 회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고소 당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한국정치평론가협회 등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라 회장을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라 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50억원의 출처와 용도에 대해 검찰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일교포 주주 4명은 신 사장을 고소한 책임을 물어 이 행장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냈다.
주주 4명은 "이 행장이 감사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신 사장 등 임직원 7명을 고소해 은행의정관을 위반했다"며 은행장 및 지주회사 이사 해임청구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여기에 "이번 사태로 주가가 7% 이상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줄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주 경영진 빅3 모두가 내외부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한 상태다.
여기에 신한은행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신 사장과 함께 고소당한 투모로그룹도 "은행측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손실을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 직무 정지 가능성 높아져
13일 라 회장과 신 사장의 면담에서도 별다른 절충안을 찾지 못했다. 양측이 수습책에 대해 논의했으나 신 사장이 사퇴를 거부하면서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이 행장이 신 사장에게 "고소를 취하할테니 자진사퇴할 것"을 주문했으나 신 사장은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14일 열리는 이사회 결과는 표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로서는 이사회 구성원 반 이상을 장악한 라 회장의 의중에 따라 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행장 소송까지 나선 재일교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검찰 조사가 끝날 때 까지 신 사장 직무 정지에 그칠 수도 있다.
◇ 권력다툼 표면화
이사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한 사태는 이제 '제2의 시작'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태로 그룹 내 알력다툼이 표면화됐고 갈등을 봉합하기가 쉽지 않을 거란 예측이다.
더구나 금융감독원의 라 회장 검사, 검찰의 신 사장 조사 결과 등이 발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추석 이후까지 금융권에 파장을 줄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이사회 직후 결정 사안 등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시간은 오후 4~5시 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