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압력이 좀체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물가 불안도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밀가루부터 깐마늘까지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는 등 서민 부담만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곡물 선물 가격지수는 195.2로 전월 대비 19.1%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밀은 1톤당 421달러로 전달 대비 42.1% 급등했다. 옥수수와 콩은 톤당 각각 295달러, 620달러로 15.2%, 6.2% 상승했다. 이 때문에 빵 등 가공식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곡물 선물 가격지수는 195.2로 전월 대비 19.1%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프는 밀·옥수수·콜 선물가격 추이. (단위:달러/톤) (출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또 농축수산물 중 일부 품목도 작황 및 계절적 요인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면서 밥상 물가마저 자극하고 있다. 22일 기준 배추 1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5173원으로 한 달 전보다 13.8%가 뛰었다. 국산 깐마늘은 1kg당 1만2916원으로 7.9% 상승했다. 아울러 21일 기준 소고기는 100g당 1만6152원으로 한 달 전보다 6.7% 올랐다. 계란은 30구당 7003원으로 10.1% 뛰었다.
특히 소비활동이 왕성해지는 봄 나들이철이나 치솟은 기름값에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달 둘째 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전주 대비 13.3원 내린 1977.2원, 경유는 전주 대비 9.2원 내린 1902.6원으로 여전히 2000원대를 밑돌았다.
이러한 고유가 현상은 고스란히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초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기록했다.
더욱이 인도네시아도 식용 팜유 수출을 금지키로 하면서 식용유 대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로서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가격인상 압박에 놓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고물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이전에도 국제유가를 포함해 에너지, 곡물가격,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는데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어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 상승률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곡물 선물 가격지수는 195.2로 전월 대비 19.1%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시내 대형마트.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