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두산건설, 실적·신용도 개선 가속 패달밟는다

턴어라운드에 기업어음 신용등급, 'B'로 상향조정
유증에 부채비율 188%p 하락…재무구조도 개선

입력 : 2022-04-26 오후 4:20:00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두산건설 본사. (사진=두산건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두산(000150)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두산건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만성적자 속에 상장폐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에서 사모펀드(PEF)로 주인이 교체된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도 회복을 꾀하는 모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두산건설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 조정했다. 두산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도가 높아진 것은 지난 2020년 6월(B-) 이후 약 2년만이다. 자구계획 이행으로 재무 안전성이 개선된 가운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유동성위험이 완화됐다는 판단이다.
 
통상 회사채 신용등급이 상향될 경우 자금조달 관련 비용 절감과 안전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의 재무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신용도 개선에는 대주주의 자금 수혈효과가 컸다.
 
앞서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최대주주가 두산중공업에서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A) 더제니스홀딩스로 바뀐 이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건설은 위브홀딩스유한회사의 출자로 만든 더제니스홀딩스를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는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를 통한 투자 여력 제고를 위해 추진됐으며 신주 발행규모는 보통주 1억8261만5048주에 달한다. 이와 함께 올해 1월에는 4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이권부 사모전환사채도 발행했다.
 
홍세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두산건설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장기간 분양·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천안 청당과 용인삼가 현장 관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차입금 2900억원을 상환했다”라며 “PF차입금은 3개월 이내의 단위로 차환 발행되고 있었기에 유동성위험을 단기간 내 급격히 확대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건설 입장에서는 지급보증 PF차입금의 상환으로 유동성위험에서 한발 벗어난 셈이다. 더욱이 유상증자로 자본규모가 확충되면서 부채비율도 2020년말 422.71%에서 작년말 234.69%로 188.02%포인트 하락했다.
 
장·단기차입금과 상환우선주부채, 유동화채무를 포함한 차입금은 2454억원 수준으로 전년(1666억원)에 비해 47% 늘었지만, 과거 총차입금이 2조4000억원(2010년 기준) 수준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표=뉴스토마토)
실적도 10년 여만에 턴어라운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두산건설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833억원으로 전년대비 178%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72억6315만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수주 총액은 2조2651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약 46% 뛰었다.
 
남은 것은 미분양 물량의 할인 분양 성과와 향후 예정된 분양 물건의 대손 발생 여부다. 분양과정에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와 같이 미분양위험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주요 손실 프로젝트였던 일산제니스 분양이 완료됐고, 장기 미착공 사업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착공할 예정으로 과거 대비 손실 발생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규모 대손충당금 설정에도 불구하고 잔존 영업채권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인 천안청당과 용인삼가 관련 우발채무 리스크를 완화했으나,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대여금은 올해 3월말 기준 2823억원으로 증가했다”라며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분양이 예정돼 있어 착공여부, 분양성과, 사업진행에 따른 대금 회수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2014년 준공된 오송두산위브센티움의 미분양 물량(345세대)의 할인분양 성과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분양가 할인폭에 따라 추가 대손이 발생할 수 있어 분양성과 등을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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