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기 알레르기 질환이 시작될 수 있어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규명해야 한다. (이미지=GC녹십자의료재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봄을 맞아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알레르기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알레르기는 꽃가루 외에도 주변 환경에 포함된 여러 물질들로 발생한다. 면역력이 저하된 시점 또는 면역체계가 미숙한 영·유아기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 질환 진료환자수는 1월 154만3135명에서 4월 243만2365명으로 57.6% 증가했다.
알레르기는 어떤 특정한 원인물질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면역학적 반응을 말한다. 증상이 나타나는 기관에 따라 대표적으로 아토피 피부염과 두드러기, 천식, 알레르기 비염과 결막염 등으로 진단되고 원인에 따라 꽃가루 알레르기, 식품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등으로 나뉜다.
알레르기 반응은 하나의 원인으로만 발생하지 않으며 유전적인 영향, 알레르기 반응 유발 물질인 알레르겐에 노출된 정도, 생활 스타일, 환경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다양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이 중 크게 유전적 인자와 환경 인자가 알레르기 발생을 결정한다.
유전적 인자로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으면 다양한 알레르겐에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가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약 50%에 달하며,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약 75%가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다고 알려졌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건조한 대기와 큰 일교차가 특징인 환절기가 크게 작용한다. 봄철에는 인체에 무해하던 꽃가루나 먼지 등에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해 기관지 등에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은 주로 영·유아기에 시작된다. 소아기에 발생한 식품 알레르기를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면서 알레르기 피부염, 천식, 비염 등 더 심각한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져 전신으로 염증이 퍼지는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행진은 흔히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아토피 피부염이 먼저 발생해 생후 2년 동안 절정을 이룬다. 이후 3세경에 흡입 항원에 대한 알레르기 감작이 시작돼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이 증가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가 심할수록 천식 발생의 위험이 더 증가한다.
식품 알레르기는 피부 점막이 미숙하고 면역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생후 1세 전후 발생 가능성이 높다. 영아와 유아는 일반적으로 달걀, 우유, 밀, 땅콩, 대두 등에 의해 알레르기에 노출된다. 식품 알레르기로 인해 아동의 과잉 행동 장애, 만성 피로, 우울증이 발생하거나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특정 식품을 먹고 아토피 피부염 등 이상 반응을 일으킨다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식품 및 피부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한 진단검사를 통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을 확인하고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 알레르기 및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식품 알레르기 예방법은 특정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파악하고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피하는 회피 요법이 대표적이다. 아이의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 달걀, 우유, 콩 등 성장기 어린이의 필수 영양소라면 대체 식품을 찾아 먹이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또한 알레르겐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필수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알레르기는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에 의해 건강한 성인에게도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물론, 면역체계가 불안정한 영·유아기에 발생할 위험 또한 높다"라며 "대부분 알레르기 질환은 소아기에 시작되기 때문에 알레르기 행진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 항원을 규명하는 조기 진단과 예방 및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