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인문예술재단에서 열린 수원 군공항 이전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6월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맞붙게 된 김동연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맡아 윤심을 등에 업고 본선에 오른 김은혜 후보와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지를 받는 김동연 후보가 진검승부를 겨루게 되면서 경기지사 선거는 대선 2라운드로 비화됐다. 특히 이 고문의 경우 정치적 근거지인 경기마저 국민의힘에 내줄 경우 계획했던 8월 전당대회를 통한 정계 복귀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두 후보는 공통으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노후화된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이번 경기지사 선거 승패를 가를 핵심 현안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5일 원일희 인수위 대변인이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은 중장기 국정과제로 검토한다"고 발표한 것이 신경전의 발단이 됐다. 원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대선공약 후퇴라는 논란이 일자, 다음날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 TF 팀장은 "1기 신도시가 중장기 검토 과제라는 표현에 대해 오해가 있어 정정한다"며 "윤석열 당선인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동연 후보가 공격에 나섰다. 그는 26일 "인수위가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중장기 국정과제로 분류해 속도 조절하겠다는 입장은 사실상의 공약 파기"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담당 TF팀장이 '당선인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조속한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못 박았는데 대체 김 후보가 말한 공약 폐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이냐"고 맞섰다. 김동연 후보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대선에서 당선자가 여러 공약을 쏟아냈는데 인수위에서 제동을 걸면서 공약을 파기하는 수순이 아닌가. 유권자와 맺은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가"라며 부동산 심리를 자극했다.
26일 오후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정견 및 정책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두 사람은 경기도지사로서 서로의 자격을 비난하기도 했다. 김동연 후보는 26일 열린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유승민 후보가 됐으면 경제 전문가로서 경기도 삶과 미래를 위해 생산적이고 한 치 양보 없는 토론을 했을 텐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아바타로 불리는 김은혜 후보가 올라왔다”며 “도민을 위한 경제 활성화, 민생, 일자리 관련 토론이 아니라 정쟁이 될까 우려된다”고 상대를 깎아내렸다. 김은혜 의원은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정권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 '상징'이자 '요체'와도 같은 분"이라며 "실패한 경제부총리와 추진력 있는 젊은 일꾼, 누구를 선택하시겠냐"고 대응했다.
두 후보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민주당의 검찰개혁안에 대해서도 극명한 대립을 보였다. 김동연 후보는 "검찰개혁과 검찰 정상화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당 대표가 (여야)원내대표 간 합의한 내용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내 민주주의도 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의회 민주주의를 할 수 있을지, 또 앞으로 국정 운영과 의회 운영이 어떻게 될지 상당히 걱정하면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검수완박이든 '검수반박'이든 국민들이 용납하겠냐"며 "70년 사법 체계를 뒤흔들 법안을 이렇게 쉽게 하는 건 국민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6·1 지방선거를 35일 남겨둔 현 시점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지난 24~26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 결과, 김동연 46.5% 대 김은혜 37.7%로 집계됐다. 두 사람의 격차는 8.8%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