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에 발목잡힌 SK스퀘어…해외 투자역량 강화 나선다

입력 : 2022-05-12 오후 2:35:4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출범 6개월을 맞은 SK스퀘어(402340)가 성장전략의 한 축인 자회사 기업공개(IPO)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창구로 IPO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 대외적 요인으로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까지 IPO를 철회했다. SK스퀘어는 글로벌투자 전문가 중심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당초 이달 19일과 23일 상장 예정이었던 SK스퀘어 자회사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기업공개가 무산됐다. 양사는 "급격히 위축된 투자 심리를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투자 심리에 반전이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는 IPO 원년으로 잡았던 SK스퀘어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웨이브 등 주요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시킬 예정이었다. 
 
서울 을지로 T타워. (사진=뉴스토마토)
 
IPO를 통한 자금 유입으로 성장 동력을 만들려던 전략은 다시 짜야하지만, SK스퀘어는 해외 투자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기존 보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신규 포트폴리오도 발굴해 넥스트 플랫폼 선점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앞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도 올해를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SK스퀘어는 해외 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도 정비했다. 해외 사모펀드 및 공동투자 전문가인 배학진 국민연금 미주사모투자팀장을 글로벌 투자담당 임원(MD)으로 영입했으며, 지난 3월에는 김정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를 글로벌 비즈정책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산업부에서 미주통상과장,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자유무역협정정책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등을 지낸 바 있다. 이들은 SK하이닉스(000660) 등 SK그룹의 굵직한 정보통신기술(ICT) M&A를 이끌었던 박정호 부회장과 M&A 실무를 진두지휘하는 윤풍영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기존 경영진과 손을 잡고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인력풀을 바탕으로 넥스트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출범 이후 SK스퀘어는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애그테크(농업+기술) 기업 그린랩스, 글로벌 1억 다운로드 게임 플레이투게더 개발사 해긴 등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단순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SK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넥스트 플랫폼 창출에 나서고 있다. 가령 해긴 투자에 동참한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서비스인 이프랜드와 해긴의 게임형 메타버스 플레이투게더를 연계해 멀티버스를 구현하거나 온마인드와 협업해 이프랜드의 아바타 구현 등을 협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연내 발행·상장하는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스퀘어는 "글로벌 사모펀드, 해외 투자기관과 함께 공동투자를 실행하고 신규 포트폴리오도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며 "기존 보유 포트폴리오에 해외 투자를 유치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 성장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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