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쿠팡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내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은 적자가 확대됐고 지마켓글로벌은 거래액이 줄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분기 쿠팡에서 구매한 활성 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811만명이었다. 국내 전체 인구 5162만명의 35%에 달하는 수치다. 1인당 평균 구매 금액도 283달러로, 1년전 262달러에서 8% 증가했다.
이같은 성장 덕분에 쿠팡은 1분기 51억1668만달러(약 6조5000원)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당기순손실은 상장 이후 최소치인 2억929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전과 비교하면 29%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성장에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타사와 견줄 수 없는 고객 경험은 더욱 심도 있는 고객 참여를 견인하고 있다"며 "당사의 가장 오래된 고객은 그들의 온라인 소비액의 60%를 쿠팡에서 지출하고 이는 20%가량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커머스 시장이 2025년 29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이 같은 성장이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시사하기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쿠팡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쿠팡의 이커머스 경쟁자인 네이버는 이커머스 부문 매출이 4161억원으로 28.3% 성장했다. 거래액도 18.8% 늘어났다.
신세계(004170)의 온라인몰 쓱닷컴(SSG닷컴)은 1분기 별도 총거래액이 23% 증가한 1조558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 평균 신장률 11.8%를 상회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이마트(139480)에 인수되며 SSG닷컴과 한 식구가 된 지마켓글로벌(구 이베이코리아)은 거래액이 14% 줄며 3조7980억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분기별로 거래액에 편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마켓글로벌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1분기 거래액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세가 돋보이는 것"이라며 "올해 1분기는 가전, 의류 등 단가가 높은 상품보다 신선식품 중심으로 거래된 점도 거래액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이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으니, 그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023530)의 이커머스 부문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영업손실이 전년도 26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의 거래액이 24.9% 신장한 6278억원을 기록한 점이다. 월 평균 방문자수도 2789만명으로 42.4% 늘었고 연 평균 구매자수는 25.7% 증가한 142만명이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경쟁자인 네이버, SSG닷컴, 지마켓글로벌, 롯데쇼핑 등도 이커머스 플랫폼 강화에 공을 들이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쿠팡 역시 적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한 적자상황으로 흑자전환이 남은 과제다.
그간 코로나19 수혜를 받아온 이커머스 업계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향후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온라인쇼핑 고객이 오프라인으로 일부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며 "고객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향후 온라인 쇼핑 시장을 좌우할 하나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G닷컴이 김포시에 세운 물류센터 네오003 전경(사진=SSG닷컴)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