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미 경쟁당국 ‘심화’ 의식했나…“전사적 역량 집중”

미국 법무부 최근 심사 ‘간편’→‘심화’
3월까지 자문사 선임비용만 350억원
“경쟁당국 심사 진행 차질 없이 진행”
“한국서 2개 FSC 생존 불가능 통합 불가피”

입력 : 2022-05-23 오전 9:51:5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대한항공(003490)이 최근 해외결합심사에서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해외기업결합 승인을 획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국가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3월까지 기업결합심사 관련해 자문사를 선임한 비용으로 약 350억원이 들었다고도 했다. 회사는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진행현황을 총괄하는 ‘글로벌 로펌 3개사’ △개별국가 심사에 대응하는 ‘로컬 로펌 8개사’ △객관성 및 전문성 확보 위한 ‘경제분석업체 3개사’ △협상전략 수립과 정무적 접근을 위한 ‘국가별 전문 자문사 2개사’와 계약한 상태다.
 
대한항공이 진행 중인 기업결합 심사 절차에 구체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간편’에서 ‘심화’로 높인 난기류를 불식시키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료=대한항공)
 
미국 법무부는 양사의 합병을 심화로 조정해 심사 중이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본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미 법무부가 두 회사의 합병에 까다로운 승인 조건을 내걸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 심사 진행 과정에 대해, 현재 세컨드 리퀘스트(Second Request)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미국 경쟁당국의 최근 강화된 기조를 감안해 세컨드 리퀘스트 자료 제출과 신규 항공사 제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조속한 승인 획득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 현재 양 방향으로 심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기업결합에 대한 최초 신고서 제출 한달 후 세컨드 리퀘스트 규정에 따라 방대한 내용의 자료 제출이 필요하며, 대한항공은 자료 제출을 통한 승인 혹은 시정조치 계획 제출을 통한 승인 등 두 가지 절차 중에서 하나만으로도 승인이 가능했지만, 최근 미 법무부가 합병을 ‘심화’로 조정하면서 대한항공은 두 가지 절차 모두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EU 경쟁당국(EC)와 기업결합의 배경과 취지 등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했으며, 현재 정식 신고서 제출 전 전체적인 심사기간 단축을 위해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 제출과 시정 조치안에 대한 사전협의가 진행 중이다.
 
중국에게는 작년 1월 신고서를 제출, 이후 10여 차례 걸쳐 보충자료를 제출했다. 대한항공 측은 “당사가 신고를 철회했다가 재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심사 시한 종료에 따라 결합 신고 철회 후 재신고 하는 것은 중국 당국의 심의 절차상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2021년 1월 설명자료, 2021년 8월 신고서 초안을 제출했으며, 현재 사전 협의절차 진행 중이다. 일본 경쟁당국이 요구한 자료는 모두 제출했으며, 경쟁당국의 자체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 자료들을 제출하며 적극 설명하고 있다.
 
임의신고국가인 영국의 경우 2021년 3월 사전 협의절차 진행 후 4차례에 걸쳐 현지 경쟁당국 요청자료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호주의 경우 2021년 4월 신고서 제출 후 3차례에 걸쳐 현지 경쟁당국 요청자료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번 기업결합이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도 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개 이상의 대형항공사(FSC)를 운영하는 국가는 인구 1억명 이상이며 국내선 항공시장 규모가 자국 항공시장의 50% 이상인 국가 또는 GDP 규모가 큰 국가들이다. 자국 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기본적 환경을 갖춰야 2개 이상의 FSC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선 2개의 FSC로는 생존이 불가능해 이번 인수·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글로벌 M&A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라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당사는 조금 더디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각국 경쟁당국의 요청에 적극 협조. 승인을 이끌어내는 한편 굳건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통합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독점 노선의 운수권 반납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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