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기업들이 해외투자 예정 자금을 인출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개인의 현물환 매도도 확대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4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57억2000만 달러 감소한 869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거주자 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뜻한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 예금이 731억8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3억7000만 달러 줄었다. 기업이 596억4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43억1000만 달러 감소했고, 개인은 135억4000만 달러로 10억6000만 달러 줄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전체 달러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5%로 2017년 11월(81.5%)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외화예금 감소는 기업의 해외투자 자금 및 수입 결제대금 인출, 개인의 현물환 매도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기업들이 대기성 자금으로 묶어놨던 해외투자 자금과 수입 결제자금을 인출하면서 외화예금이 크게 감소했다"며 "개인들도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4원 가깝게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가면서 줄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기준 1235.1원으로 전월 1221.3원보다 13.8원 올랐다.
위안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현물환 매도 등으로 감소했다. 전월보다 1억3000만 달러 줄어든 15억6000만 달러로 파악됐다.
유로화와 엔화 예금은 각각 50억1000만 달러, 56억6000만 달러로 4000만 달러, 7000만 달러씩 줄었다.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도 15억8000만 달러로 1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772억7000만 달러)은 43억4000만 달러 감소했고 외은지점(97억2000만 달러)은 13억8000만 달러 줄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716억5000만 달러)이 46억9000만 달러 줄었고, 개인예금(153억4000만 달러)은 10억3000만 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4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57억2000만 달러 감소한 869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