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현대차그룹·삼성 등 대기업들이 역대급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장기 투자 수익이 가시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투자자들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장기 투자 계획이 주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봤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81%) 하락한 1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100원(0.15%) 떨어진 6만6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것으로, 연평균 투자 규모를 30% 이상 늘린 것이다.
현대차그룹도 같은 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산하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오는 2025년까지 3년여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약 1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기(009150)는 이날 0.33% 하락 마감했다.
삼성SDI(006400)는 전일 4.26% 급락, 이날은 0.51%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그룹주도 부진한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기아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00원(0.84%) 떨어진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장기 투자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가 수익성으로 확보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기대감이 반영될 만큼의 투자 여건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확보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기대감이 반영될 만큼의 투자 여건인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 발표는 정권 초기에 일반적으로 이뤄져 왔다"며 "시장에서 아직 특별하게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평시 상황이였다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었겠지만, 요즘 투자심리는 호재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환경에서 (장기 투자 계획 발표가)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삼성 등 대기업들이 역대급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