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서울 영등포구 롯데제과 본사7층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제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한다.
27일
롯데제과(280360)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푸드(002270)와의 합병 결의안이 승인됐다. 이로써 양사는 오는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이번 합병은 장·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롯데제과는 합병을 통해 중복된 사업이었던 빙과 조직을 통합하는 등 빙과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은 빙그레(28.0%)가 해태(12.2%)를 인수해 합산점유율이 40.2%를 기록했다.
롯데제과(30.6%)와 롯데푸드(14.7%)의 합병이 이뤄지면 점유율은 45.2%를 확보하며 선두 자리가 바뀐다. 이에 따라 롯데제과는 다시금 시장의 우위를 점하며 주도적인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현재 중복된 생산 및 물류 라인을 축소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브랜드도 축소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제과는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향후 종합 식품 범주의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한다. 현재 롯데제과는 귀뚜라미를 활용한 대체 단백질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등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식품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롯데푸드는 현재 약 20개국, 50개의 거래선을 통해 해외 수출을 전개하고 있으나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의 4배에 달하는 70여개국, 200여개의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법인도 카자흐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에 달한다. 롯데제과는 최근 인도와 러시아 등지에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국내 인기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투자를 통한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제과의 해외 루트를 적극 활용한다면 캔햄, 분유 등 그동안 해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롯데푸드의 제품들의 판매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재 중심인(B2C) 롯데제과와 유지 및 식자재를 판매하는 중간재 기업(B2B)인 롯데푸드가 만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롯데푸드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소비재 사업에 대한 영업 노하우와 인프라 등 50여년에 걸친 롯데제과의 B2C DNA를 흡수하여 최근 성장하고 있는 HMR 사업 등에 적용하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온라인 시장의 추세를 반영, 각자 운영하고 있던 이커머스 조직을 통합, 일원화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자사몰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사업 전략 컨설팅 등을 통해 전용 물류센터를 검토하는 등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통합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합병으로 롯데제과는 매출규모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글로벌식품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향후 그 위상에 걸맞는 우수한 인재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롯데제과 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641만6717주)의 89.3%의 주주가 출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합병을 비롯하여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히 약 3600억 가량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이 승인됐다.
이를 두고 배당가능재원의 충분한 확보를 통해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을 추구하고자 하는 롯데제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