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안동 L하우스에서 생산된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하듯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탁해 생산하고 있지만 소수 업체가 주도하는 형국이라는 비판론도 나온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등 모두 해외 기업이 개발한 품목이다.
이들 백신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생산되기도 했다. 품목별로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 생산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맡았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계약 기간 종료와 국내 미사용으로 생산되지 않지만 노바백스 백신은 안동 생산시설 엘(L)하우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최근에는 mRNA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완료해 제품 전 주기 생산 체제를 확립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의 성적표는 다소 초라하다. 러시아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위탁생산 컨소시엄이 대표적이다.
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다른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회를 엿보다 최근 호주 기업 박신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우리나라의 위탁생산 또는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기업이 산업계 전반을 주도하는 형국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수준에서 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탁생산 능력은 매우 높다"며 "코로나19 백신 생산 거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역량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력 자체만 놓고 보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향평준화가 이뤄지긴 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소수 업체가 전체 산업계를 주도하는 모양새"라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성과를 보이는 현 상황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위탁생산이 가능한 품목은 이제 없다고 봐야 한다"며 "그래서인지 몇몇 기업들이 해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거나 대기 중인 백신의 위탁생산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업적인 측면에선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넓은 관점에서 우리나라 산업계의 위탁생산 입지를 키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