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세계은행(WB)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9%로 하향 조정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영향 등 대외적인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 전망에서는 성장률 둔화 속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위험성에 대해 공식 경고했다.
WB는 7일(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전망(4.1%) 대비 1.2%포인트 낮춘 2.9%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도 3.2%에서 3.0%로 낮췄다.
이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 성장률 전망(3.6%) 및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4.5%) 보다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Dual Shocks)에 따른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정성, 재정·통화 긴축정책 등을 제시했다.
WB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시장의 가격 급등 및 불안정성 심화,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개도국의 빈곤 악화 등을 초래했다"며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선진국의 통화 긴축정책 야기하면서 이자비용 증가에 따른 개도국의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위험으로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연상시키는 완만한 성장과 함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능성"이라고 경고했다.
WB는 7일(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했다. 표는 세계경제성장률. (출처=기획재정부)
이어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모두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전년(5.1%) 대비 급락한 2.6%로 예측했다. 지난 1월 전망(3.8%)과 비교해서도 1.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재정·통화 긴축정책, 공급망 불안정성이 주된 요인이다.
미국 성장률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재정·통화 긴축정책, 공급망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2.5% 성장을 예상했다.
유로존은 주요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면서 2.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1.7%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신흥·개도국에 대해서는 지난해(6.6%) 성장률의 절반 수준인 3.4%에 그칠 것으로 봤다. 불완전한 팬데믹 피해 회복 및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기본필수품 소비 비중이 높아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서는 중국의 국경봉쇄(lock-down) 등으로 인한 경제부진이 다른 지역의 회복세를 상쇄하는 등 4.4% 성장을 내다봤다. 1월 대비로는 0.7%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에는 4.8% 성장을 전망했다.
지난 1월보다 하향 조정된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소비재 수입 비중이 높은 동아태 국가들의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반영됐다.
유럽·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우 올해 2.9%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연초 생산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영향이 컸다.
이 밖에 중남미는 2.5%, 중동·북아프리카 5.3%, 남아시아 6.8%, 사하라 이남 3.7% 성장을 전망했다.
WB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중국에서의 봉쇄, 공급망 혼선과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이 성장에 해를 가하고 있다"며 "성장, 거시경제 프레임워크 강화, 재정 불안정성 완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등 강제적이고 다각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