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 경력의 폴 크루그먼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가 최근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빗대어 "가상화폐는 사기"라고 비판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즈 기고를 통해 "근본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스테이블 알고리즘 테라USD(UST)의 한계를 지적했다.

 

앞서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다룬 영화 '빅쇼트'를 언급했다. 그는 2008년 당시 부동산 자산 6조달러(약 7542조원)이 증발한 사실을 예로 들며 현재 가상화폐 시장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가상화폐 호황기이던 지난해 11월에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3771조원)를 넘어선 점을 들어 “나는 주택시장의 버블과 서브프라임 위기를 기억하고 있다"며 "우리는 ‘빅 쇼트’에서 ‘빅 스캠’(사기)으로 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스테이블 코인이 자금세탁 등 불법적 용도에나 쓰일 뿐이다"며 "일상적인 사업 거래에서 아무 역할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도 가상화폐의 신뢰도 하락을 근거로 시장의 어두운 미래를 점쳤다.

 

지난 3일 CNBC 보도에 따르면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미래에 살아남을 가상화폐는 "1만 9천 개의 가상화폐 중 수십 개에 불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시장 축소를 예견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브렛 해리슨(Brett Harrison) CEO는 "10년 뒤에는 아마도 (지금처럼) 수백 개의 다른 블록체인이 존재하진 않을 것"이라며 "내 생각에 두어 개의 분명한 승자가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5월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열린 하원세출위원회에서 "거래소들이 당국에 등록해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했다. 또한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SEC가 나서 감시와 제재에 나설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