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코스피가 미국 물가 충격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낙폭을 확대하며 크게 내려앉았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41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3인은 코스피 반등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스피가 2500선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긴급진단. 사진=뉴스토마토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2일 장중 기록한 연저점인 2546.80을 갈아치운 수치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41.09포인트(4.72%) 하락한 828.77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다고 밝혔다. 1981년 이후 41년 만의 최고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도 꺾인 상황이다.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2500선도 붕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점이 3300인데 보통 통상적인 주가 조정 범위는 15~20%"라며 "넉넉잡아 20%로 잡으면 2640이 되는데 이번처럼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인상이 다 엮여있는 케이스에서는 20%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소 30~35%가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연준이 오는 14~15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코스피 2500선 방어도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가 예정된 상황에서 당장 물가 우려와 연준의 매파적인 시각이 진정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2500선도 지지하기가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또 물가에 대한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어떻게 잡힐지가 가장 큰 관심"이라며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어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3분기 쯤에는 조금 진정되는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를 2490~2800선으로 제시하면서도, 추가 하방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급진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한되는 모습이 보이면서 5월 중순 이후 시장이 좀 안정감을 찾았었는데 지금은 진저될 줄 알았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하게 올라오면서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화되는 상황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적으로 가는 이런 부분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 같다"며 "코스피는 2490~2800정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다만 지금 잡아놓은 예상 밴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코로나 저점 수준을 상정한 것인데 올해 이익 전망치가 하반기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다"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국내증시가 반등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같은 장에서는 위험자산의 축소가 가장 중요한 대응 방향"이라며 "주식과 코인의 비중을 줄이고, 현금 자산이나 금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미국 물가 충격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낙폭을 확대하며 크게 내려앉았다.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