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모두가 기준금리의 인상에 대해 뜻을 같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14일 한은이 공개한 '2022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5월 26일 개최)'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 전원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날 이 총재가 첫 금통위를 주재한 가운데 기준금리는 연 1.5%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그러나 이날 인상 속도를 놓고는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한 명의 금통위원은 실물경제 회복 속도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가되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져온 충격 속성을 고려해 향후 경기 여건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성장 추세에 비해 뒤처진 부문의 회복 여부에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공급 측 요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통화 정책적 대응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총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며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반대 의견을 가진 위원은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분간 5%대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내년에도 물가 안정 목표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 경로가 전망되는 데다, 미국과 주요국들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통화 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기준금리의 연속 인상에 따라 국내 경기 회복세 둔화, 민간 부채의 상환 부담 증가, 취약부문의 부실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여러 지표로 점검해 본 결과 아직 감내할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화 정책은 완화 기조를 빠르게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통화 정책은 수요 측 요인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적절하게 사용될 필요가 있다"며 "통화 당국은 실물경제의 회복세를 현저히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물가에 방점을 두고 통화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2년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5월 26일 개최)'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 전원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에 동의했다. 사진은 이창용 총재가 금통위 회의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