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집행을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 김성식(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은이 정부에 빌려준 일시 대출금 총액이 34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한은 제출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밝히고 "정부가 한은에서 돈을 빌린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 조기집행을 위해 한은에서 미리 돈을 빌려 쓴 뒤 조세수입이 들어오면 대출금을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정부 재정지출은 국세수입 등 당해연도 수입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나 부득이한 재정지출 수요가 있을 경우 국고금관리법 등에 근거해 한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다. 차입금은 해당 회계연도말까지 갚으면 된다.
지난 199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올해까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해는 모두 여덟번으로 이 중 대출액이 10조원을 넘은 연도는 2005년(12조원), 2009년(17조원), 올해(34조원) 등 세 번이다.
올해의 경우 6월말까지 34조원을 빌린 뒤 수시로 상환해 상반기 기준 20조원을 갚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