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전경. (사진=식약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차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 조사기법은 폐기된 마약류의 하수 유입 가능성, 강우량 등의 변수로 일부 한계는 있으나 수사·단속기관의 적발 외 실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어 호주와 유럽에서도 활용 중이다.
식약처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생활 속 마약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내에서 사용·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사용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20년 4월부터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2차 조사 주요 내용은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인구 추산법 조사 △결과 분석 및 활용 방안 연구 등이다.
식약처는 지난 1차 조사 당시 전국 5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연 4회 조사하는 정기조사만 실시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전국 2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연 4회 정기조사하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산업·항만·휴양 지역 13개 하수처리장을 일주일 이상 조사하는 집중조사를 도입했다.
불법 마약류와 대사체(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변환된 물질) 16종에 대한 조사 결과 정기조사와 집중조사에서 검출된 마약류 성분의 종류와 양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집중조사 지역 중 산업·항만 지역의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엑스터시(MDMA) 사용 추정량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7곳에 대한 정기조사 결과를 보면 메트암페타민은 2020년에 이어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엑스터시는 21곳, 암페타민은 17곳, 코카인은 4곳에서 검출됐다.
집중조사 결과를 보면 메트암페타민은 13곳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엑스터시와 암페타민은 각각 9곳, 8곳에서 검출됐다.
이번 조사 결과 대표적인 불법 마약류인 메트암페타민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23㎎으로 전년 동일 지역 평균 약 21㎎보다 소폭 증가했다. 다만 이는 호주(지난해 8월 기준 약 730㎎)의 약 3.1%, EU(지난해 기준 약 56㎎)의 약 41% 수준이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0.6㎎으로 2020년 0.3㎎보다 다소 증가했다. 식약처는 호주(400㎎), EU(273㎎)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이번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누리집을 구축해 마약류 수사·단속기관에 제공하고 대국민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가 마약류 사용에 국민의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내 마약류 관련 기관들이 마약류 관련 조사·단속과 예방·홍보 등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음 조사에서도 정기조사를 계속 추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결과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마약류 수사·단속 관계기관과 협의해 집중조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