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으로 새 도약 스타벅스…끊이지 않는 잡음

샌드위치 부실 논란에 MD상품 품질 문제까지 불거져
"인수 뒤 변했다…기존 스타벅스 감성 사라졌다" 지적도

입력 : 2022-06-23 오후 3:50:13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마트(139480)가 스타벅스 최대주주에 오른 지 1년이 돼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본사가 손을 떼자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기조로 경영 방침이 바뀐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어떠한 경영적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최근 스타벅스 샌드위치의 내용물이 가격 대비 부실하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소비자가 지적한 이 제품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6700원에 판매하는 치킨클럽샌드위치로 지난 6월 출시된 스타벅스의 베이커리 신메뉴다. 게시글을 올린 소비자는 “편의점 샌드위치도 이렇게 부실하게 안 나오는데 내용물과 기본에 충실한 베이커리 메뉴가 사라지고 이런 제품이 매장에 채워지는 것을 보면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의 샌드위치뿐만 아니라 여름 시즌 소비자들에게 지급하는 기획(e프리퀀시) 상품에 관한 품질 문제도 제기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e프리퀀시 상품 중 서머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와 같은 악취가 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이 문제는 일부 서머 캐리백에서 원단의 인쇄 염료가 충분히 휘발되지 않아 발생했다. 이취(이상한 냄새)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인체에도 무해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스타벅스의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나면서 전량 리콜하기도 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한동안 종이빨대 공급난에 시달렸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구설수에 잇달아 오르자 일각에서는 이마트가 스타벅스 최대주주에 오른 뒤 사업 기조를 기존과 달리 수익성 중심으로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미국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CI)로부터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추가 인수했다. 이에 이마트는 기존 지분(50%)에 인수한 추가 지분을 더해 스타벅스의 최대주주(지분 67.5%)가 됐다. 올해 1월 스타벅스코리아 법인명은 SCK컴퍼니로 변경했다.
 
이마트는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스타벅스 브랜드와 매장 로고, 운영방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원두 구매, 매장 인테리어 자문, 글로벌 출시 상품 판매 등도 이전처럼 운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비롯해 인금인상, 과도한 굿즈 마케팅 지양 등을 본사에 요구하며 트럭 시위 등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인력난 해소 및 근무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트럭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들어서는 출점 방식과 커피 맛이 변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스타벅스는 최근 서울 신분당선 강남역 지하 연결 통로에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인 강남역신분당역사점을 열었다.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 출점은 1999년 스타벅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이는 ‘커피가 아닌 문화와 공간을 판다’고 강조하던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배치된다. 이외에도 신세계의 프로야구 구단 SSG랜더스 홈구장과 신세계건설이 운영하는 자유CC 골프장 등 특수상권 매장 출점을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맛이 달라졌다는 주장을 담은 글들도 최근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잇달아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특유의 쓴 맛이 사라지고 예전보다 더 옅어졌다는 게 공통된 내용이다. 식품을 비롯한 품질 관리, 과도한 마케팅, 출점 방식, 커피 맛 등 여러 잡음을 관통하는 내용은 ‘이마트 인수 뒤 기존 스타벅스 감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는 커피 맛이 달라졌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마트의 최대주주 이후 경영 기조가 바뀐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커피맛이 변했다는 것은 오해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음료에 쓰는 원두는 에스프레소 로스트인데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동일하게 쓰는 원두”라면서 “(이마트가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경영 방침이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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