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새로운 초소형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해당 분야 1위 업체 일본 소니를 향한 추격의 고삐를 당긴다.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적인 부품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로봇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 최소 0.5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3'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픽셀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12% 축소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기기에 탑재할 카메라 모듈 크기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연내 '아이소셀 HP3'의 양산에 착수할 방침이다.
크기가 작은 모바일기기 특성상 한정된 공간의 부품 배치가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아이소셀 HP3를 탑재하면 남는 공간에 다른 기능적 부품 추가 또는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내부 활용성을 높힐 수있는 차세대 제품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아이소셀 HP3'가 내년 출시 예정인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 시리즈'에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 최초의 2억 화소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고 화소는 '갤럭시 S22 울트라'와 '갤럭시 S20', '갤럭시 S21'에 탑재한 1억800만이다.
삼성전자의 '아이소셀(ISOCELL) HP3'.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9년 11월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 이미지센서를 시장에 선보이며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해당 제품은 세계 최초 1억800만화소급으로 픽셀 사이에 신소재 장벽을 적용했다. 지난해 9월에는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HP1'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같은 초격차 기술력을 통해 소니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미지센서 시장은 소니가 1위, 삼성이 2위로 소니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소니를 추격하면서 향후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소니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2.6%p 상승한 28.7%를 기록하면서 최근 2년 중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소니의 1분기 점유율은 44.6%로 전 분기보다 5.8%p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니도 최근 이미지센서 사업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소니는 일본 나가사키현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인 투자액과 생산능력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올해 소니그룹 자본 지출 4700억엔(35억 달러) 중 대부분이 반도체에 사용될 예정임을 감안 시 대규모 투자가 집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소니는 2025년까지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 60% 달성이란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지센서 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카메라 수가 4~5개 수준까지 늘어난데다 자동차, 스마트공장 등에서도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규모가 2021년 199억 달러(약 25조9000억원)에서 2025년 263억달러(약 34조2000억원)로 연평균 7.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