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원전 산업 재건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영업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성장 사업 투자 확대에 따른 성과와 재무부담 관리 등이 주목된다.
2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원전 APR1400 축소 모형을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원전 예비품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설계 등에 925억원 규모 일감을 올해 공급한다. 2025년까지 1조원 이상 일감을 추가 공급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주 전략으로 수출길도 넓힌다. 국내 기업의 SMR 글로벌 공급망 형성단계에서 조기 진입하도록 지원한다.
이에 대해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다양한 채널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발표했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는 등 지원 속도가 빨라질 것 같은 점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가 재개되면 협력사에 제작 물량을 조기 발주하고 선금 지급 등을 통해 사업정상화를 돕는다.
이에 원자력을 포함한 발전 부문이 매출의 73.3%(2021년)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실적 상승이 관심을 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대형원전인 APR 1400의 주기기를 비롯해 지난 40여 년간 국내외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공급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두산에너빌리티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로 평가했다. 발전·담수 설비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 영업실적 회복과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부담 축소, 수주잔고 증가 등이 근거였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 별도 매출은 1조12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올랐다. 영업이익은 554억원으로 1.18% 증가했다. 총차입금은 3조407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34.97%에서 24.12%로 줄었다. 올해 2월 1조1478억원 유상증자 영향이다.
한기평은 두산에너빌리티 영업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실적은 8729억원이고 수주잔고는 15조1723억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수주잔고는 2014년부터 수주한 신고리 5·6호기, 한빛 3·4호기, 해외 사업 등으로 2016년 17조2000억원에 달했다가 2017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전환으로 꺾였다. 신규 수주는 신한울 3·4호기 취소 등으로 2016년 9조1000억원에서 2017년 5조510억원으로 줄었다. 2020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규모 긴급 금융지원을 받았고 올해 2월 채권단 관리가 끝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윤 대통령이 약속한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미국 내 SMR 발전소 건설 등 국내외 사업으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신한울 3·4호기 수주액은 2016년 당시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같은 노형을 쓰는 신고리 5 ·6기 수주액을 반영한 수치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사와 미국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부지에 첫 SMR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 SMR 본제품 제작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해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한 미국 엑스에너지 등과 SMR 주기기 제작 참여를 추진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5년까지 SMR 주기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세계 SMR 시장 규모가 연평균 3.2% 성장해 2026년까지 113억 달러(약 14조7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그룹 차원의 투자 규모도 크다. 두산은 5년 간 SMR과 가스터빈, 수소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 올해까지 3년간 두산의 평균 투자액은 6830억 2800만원인데 5년치로 보면 3조4100억원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이보다 1조5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두산은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신규 투자를 진행하면서 직접 고용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