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03600)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SK C&C(034730) 주식 일부를 담보로 1800억원 가량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SK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한 움직임인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4일 SK C&C 보유주식 2225만주(44.5%) 중 401만696주(8.0%)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습니다.
담보로 삼은 주식의 가치는 현재 SK C&C 주가(9만4200원)를 기준으로 3778억원 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유가증권 담보 인정률이 50%임을 감안할 때 대출 규모는 18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SK C&C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담보 대출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를 위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SK C&C는 지주회사인 SK(주) 주식을 31.8%를 보유한 대주주로, 그룹 내에서 사실상의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그룹은 SK의 지배를 받고 있는 SK텔레콤이 SK C&C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순환출자 구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이 순환출자 구조를 반드시 해소해야 하며, 따라서 SK텔레콤은 SK C&C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합니다. 기한은 내년 6월입니다.
지난 5월로 SK텔레콤의 SK C&C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 기한도 끝났습니다. 최 회장이 직접 나설 만한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입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SK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920억원에다 이번에 마련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800억원을 합치면(약 2720억원) 현재가 기준으로 SK C&C 주식을 289만주 가량 사들일 수 있습니다. 이는 SK C&C 지분의 5.78% 수준으로, SK 텔레콤의 SK C&C 전체 보유 지분 9.0%(450만주)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전량을 사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이미 SK C&C 지분을 44.5%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동생의 지분을 합치면 55%여서 지배 구조 면에서는 이미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 추가로 주식을 살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래저래 최 회장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보입니다. 최회장이 SK C&C 주식을 매입할 경우 지분 확대 효과를 거두는 것 외에도 SK C&C의 SK(주) 합병 기대감을 키워 주가 부양을 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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