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재명 의원에게 민주당 전당대회 동반 불출마를 제안했던 설훈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자신도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홍 의원은 이 의원의 출마와 상관없이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했다. 전해철 의원에 이어 홍 의원마저 당권 도전 의사를 접으면서 친문계 주자는 사라졌다. 대신 이를 통해 이 의원의 출마 명분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설 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되기보다 이낙연계 좌장으로 꼽힌다.
설 의원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면 저도 출마할 것"이라며 "이 의원이 출마 안하면 당연히 저도 출마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 의원과 함께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제안했던 홍영표 의원은 불출마로 결정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저를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민주당은 무너져 내린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당의 기본 원칙인 책임정치, 당내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한다. 민주당이 다시 사는 길에 저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출마를 만류하기 위해 친문계 의원들이 그간 설득에 매진했다. 전당대회가 계파대결로 비화되는 것을 막고, 이 의원의 출마 명분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의원은 그간 이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신도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지난 22일 같은 친문계 주자였던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홍 의원도 출마 여부를 고심하기 시작했다. 24일에는 "저 역시 절박한 마음으로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 사랑하는 당을 위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재명 의원 입장에서는 전해철 의원에 이어 홍영표 의원까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의 유력 당권 주자들이 잇따라 불출마 결단을 내리면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게 됐다. 이 의원이 출마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최근 당 안팎의 잇단 불출마 압박에 고심도 커지게 됐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