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29일 취임 4주년을 맞았다. 구광모 LG 회장은 과감한 결단력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는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태양광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전장과 AI, 배터리 등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그룹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LG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167조5000억원으로 구광모 회장 취임 첫 해인 2018년 123조1000억원보다 36.1% 늘었다. 같은 기간 계열사는 2019년(75곳) 보다 2개 줄어든 73곳으로 나타났다. '몸집 불리기' 보다 '선택과 집중'에 심혈을 기울인 셈이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구광모표 리더십'이 있다.
LG 관계자는 "구 대표는 상반된 느낌의 '신중함'과 '과감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어떤 일을 추진하기 전에는 충분히 고민하고 면밀히 검토한 다음, 확신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린 이후에는 철저한 계획에 따라 과감하고 뚝심있게 일을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LG는 '구광모 체제'에서 스마트폰과 태양광 등 만년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대신 전장,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미래 성장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LG는 2019년 LG전자 연료전지 사업과 수처리 사업,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MC사업본부)을 철수하며 사업을 정비했다.
이를 통해 얻은 여력은 자동차 전장, 배터리, OLED 등 성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로 이어졌다. 이들 사업은 여전히 추가 투자 및 수익성 개선 등의 과제를 안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 받으며 점차 LG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대표 취임 후 4년 동안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의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설립한 합작법인(JV)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ZKW(차량용 조명)을 3개의 축으로 전장 사업을 추진 중이며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플라스틱 OLED(P-OLED)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양산에 착수하고 시장을 빠르게 선점중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자동차의 상용화가 본격 시작되면서 차량용 P-OLED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차량용 통신 및 카메라 모듈, 정밀모터 및 센서, 배터리 제어 시스템(BMS) 등 전장부품 분야의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흑자전환 달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 23일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경영현안을 논의했다. 또 LG는 지난달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전략보고회'를 순차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전략보고회도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해 중장기 투자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