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국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또다시 추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반도체 수요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가를 계속해서 짓누루고 있다. 1년 7개월여 만에 ‘5만전자’를 쓰고도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는 5만6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5만5900원까지 하락하면서 지난달 23일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6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6만원선이 붕괴된 이후로 5만원대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또 연저점을 기록했다. 사진은 삼성 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연저점을 새로 쓴 데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실적 가이던스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올해 6~8월 매출 전망치를 72억달러(약 9조3700억원)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91억4000만달러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인플레이션과 중국 경제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 감소 등으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9.5%와 5.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중국의 봉쇄 조치도 분기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마이크론 측이 언급했다.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 예고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인의 삼성전자의 보유 지분 정리도 강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0일 이후로 49%선까지 내려왔다. 지난 20일 50%선이 무너지면서 6년 만에 가장 낮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9년 7월 58.01%로 지금보다 9%포인트 이상 높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목표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15개 증권사가 이달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내렸다. 이중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7만4000원을 제시한 상상인증권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5만원 초반까지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가장 큰 폭으로 목표가를 내린 곳은 SK증권(9만8000원→7만5000원, 23.47%↓)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IT제품 가운데 가장 큰 성장을 기대했던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기존 10만3000원에서 9만원으로, JP모건은 10만원에서 8만5000원으로, 노무라증권은 9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D램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해 내년 1분기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PC 수요, 서버 수요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