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나재철 금투협회장, 이복현 원장과 소통하는 사이?

협회장 선거 앞두고 투표권 가진 사장들과 수차례 만나 발언
이복현 금감원장은 "친하다 안친하다는 주관적인 것" 선 그어
업계 "라임 사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친분 과시 의아" 우려

입력 : 2022-10-25 오후 3:46:51
[뉴스토마토 신송희·우연수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친분 과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임기 8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임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이 라임 사태에 대해 재수사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상 중 한명인 나 회장의 연임 의지가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재철 협회장은 증권사 사장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에 대한 친분을 언급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발언에는 ‘개인적 통화하는 사이’, ‘친절하다’ 라는 식의 사적인 언행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나재철 협회장이 증권사 사장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복현 원장이) 본인에게 전화를 해준다고 언급할 정도로 친분을 과시한 적이 있다”면서 “원장을 칭찬하는 식으로 언급해 업계 최고 경영자(CEO)들도 어리둥절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반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연임 건도 있는데 내가 뭐라고 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이슈다"면서 "서로 업무적으로 소통하는 것과 친한 건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서로 각자의 입장이 있어 주관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 협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업계 대표들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가 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2월31일까지로 현재까지 구체적인 연임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나 회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투업계의 중론이다.
 
나 회장이 공식적인 연임 여부에 대한 언급 없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의 관계를 거론한다는 점에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이는 나 회장과 이복현 원장과의 관계가 ‘라임 사태’로 인해 다소 껄끄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회장은 대신증권 사장 재임 시절 라임펀드 사태에 연루된 최다 펀드 판매사다. 당시 나 회장은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관리를 소홀히 한 점 등을 근거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무 정지 상당을 사전 통보받았다.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장 취임 초기부터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점검하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 의지가 강하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도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전수조사 현황을 묻는 질의에 "조사단을 구성해 점검하고 있고 내년까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재수사로 방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 원장은 "분조위 운영과 관련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건 잘 알고 있고 보완할 계획"이라며 "다만 최근 들어 금액이나 분쟁 당사자가 많은 건을 집중해 심리하다 보니 처리 건수로는 아쉬움이 있는데, 앞으로 잘 살펴보겠다"고도 발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나재철 협회장이 라임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인데 이복현 원장과의 관계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다”며 “보여주기 식의 행태인지는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조만간 별도의 이사회를 열어 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 구성 등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나재철 협회장이 차기 선거레이스를 앞두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이복현 원장과 나재철 협회장이 함께 주먹을 쥔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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