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외국인 주식 투자금 5개월 연속 순유출…뭉칫돈은 예·적금에 몰려

6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자금, 30억1000만 달러 순유출
미국 긴축 강화 전망, 우크라 사태에 투자심리 위축
M2 기준 시중통화량은 3696.9조…매월 사상 최대치 경신

입력 : 2022-07-12 오후 1:44:14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9000억원가량을 팔면서 5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결과다.
 
한편 시중에 풀린 돈은 2개월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만기가 짧은 2년 미만 정기예적금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파티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명분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미 긴축 등 투자심리 위축에 '순유출' 행렬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 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5개월 연속 순유출된 것으로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298.4원)로 환산 시 규모가 약 3조9000억원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순유출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 여파로 순유출 전환된 후 5개월 연속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22억3000만 달러가 순유입 되는 등 전달(20억6000만 달러) 대비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18개월 연속 순유입세다.
 
이로 인해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억8000만 달러 순유출 전환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종가 기준 1300.4원으로 지난 5월 말(1237.2원) 대비 4.9%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고인플레이션 지속 등에 따른 미 연준의 긴축 강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자금 환전수요 등 영향으로 상당폭 상승했다. 특히 이달 6일에는 종가 기준 1306.3원으로 지난 2009년 7월 13일 131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6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전월 대비 상승했다. 6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6.8원으로 한 달 전(5.7원)보다 높아졌다.
 
원·달러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지난 8일 기준 -0.76%로 한 달 전 대비 0.62%포인트 하락했다. 내외금리차 역전 및 역전폭이 확대되고 국내 기관 투자자의 해외 투자 목적 외화자금 수요 등이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6월 중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320억7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달 국가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8bp(1bp=0.01%포인트)로 전월(44bp)보다 소폭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 기준금리 인상에 '통화량' 반년 만에 크게 불어
 
국내 통화량의 경우는 금리 상승기로 인해 자금이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2022년 5월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696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9조8000억원(0.8%) 증가했다. 1년 전 대비로는 9.3%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M2는 지난해 1월(10.1%) 부터 15개월 동안 두 자릿수로 증가한 후 올해 4월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꺾였다. 이후 2개월 연속 한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만기가 짧은 정기예적금이나 요구불예금 등에 일시적으로 돈을 넣는 사례가 증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 증가한 180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93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7000억원 증가했다. 또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7조9000억원 늘어난 205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1조원 늘었고, 요구불예금도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은 개인들이 기업들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일시적으로 넣어뒀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금리 상승에 MMF는 8조1000억원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도 2조1000억원 줄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73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00억원(0.5%) 늘어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또 전년 동월 대비로는 8.7% 상승하며 지난해 2월(26%) 이후 15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 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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