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 10곳 중 8곳 꼴로 올해 연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440여 곳 주식종목의 시총 규모도 최근 6개월 새 20% 수준인 500조 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국내 코스피 1위
삼성전자(005930)의 시총 하락폭이 가장 컸다.
13일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을 포함한 국내 기업 2441곳의 올해 1월 개장 당시 전체 시가총액은 2575조 원이었으나 1분기 마지막날인 지난 3월 31일에는 2506조원으로 2.7% 소폭 감소했다. 2분기 종료 시점인 6월 30일에는 2095조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480조원 이상 주저앉았다.
6개월 새 올 5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8.6%가 증발한 상황이다. 특히 올 1월 초만 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상장되지 않았다. 6월 말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 규모를 제외하고 계산할 경우 올 상반기 시총은 560조원 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시총 외형이 하락세를 보인 곳은 1973곳에 달했다. 다만 431곳은 증가세를 보였고, 37곳은 시총 규모에 변동이 없거나 1월 초 이후 신규 상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1월 30일 기준 시총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곳은 288곳에 달했으나 3월 말 273곳, 6월 말 226곳까지 감소했다. 상반기에만 62곳이 시총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한 셈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1조 클럽 중 64곳은 상반기 시총이 1조원 이상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1월 초 469조원에서 6월 말 기준 340조원으로 128조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1월 초 93조5483억원에서 6월 말 66조2482억원까지 감소했으며 #네이버 역시 같은기간 61조6824억원에서 39조3717억원으로 하락했다.
카카오(035720)(19조9492억원),
카카오페이(377300)(15조2999억원),
카카오뱅크(323410)(13조6743억원) 등 카카오 그룹 관련주 3곳과 게임업체
크래프톤(259960)(11조7780억원)도 올 상반기에 10조원 넘는 시총이 사라졌다.
올 상반기 시총 상위 톱20 판세도 요동쳤다. 20곳 중 삼성전자(1위)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위),
현대차(005380)(6위) 등 7곳은 올해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시총 순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 반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연초 시총 10위에서 6월 말에는 21위로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는 14위에서 43위, 크래프톤은 18위에서 32위로 내려갔다.
반면
SK(034730)와
한국전력(015760)공사는 시총 톱20에 신규 진입했다. SK는 올초 시총 순위 21위에서 6월 말 기준 18위로, 한국전력은 27위에서 19위로 10위권대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4대 그룹별 시총 규모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포함해 6월 말 기준 삼성그룹이 566조 원으로 가장 컸다. 2위는 183조원 규모의 LG그룹이 차지했다.
LG그룹의 경우 지난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기존 3위에서 2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이어 SK그룹(150조원), 현대차그룹(118조 원) 순으로 나타났다. 4대 그룹 이외에는 카카오그룹이 57조원 수준으로 톱5에 올랐다.
LG엔솔이 상장된 지난 1월 27일을 기준점으로 6월 말과 시총 규모를 비교해 보면 4대 그룹 모두 시총 외형이 줄었다. SK그룹이 22.2%, LG그룹이 20.5%, 삼성그룹이 17.3%, 현대차그룹이 4.6% 각각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작년 상반기 시총은 10곳 중 7곳 이상 증가했다면 올해는 대외적인 요인 등으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는데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주가 등이 반등할만한 전환점이 모호하다"며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을 비롯한 IT 관련 대장주를 중심으로 주가 회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