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하반기부터 꺾일듯

호실적 뜯어보니 분기 순익 주춤
가계대출 줄고 금리인상 여력 떨어져
증권·보험 등 계열사도 실적 악화

입력 : 2022-07-18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올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거둔 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꺽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수익 기반인 대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의 대출이자 인하 압박이 거세지는 데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이자 수익의 원천인 계열사들의 상황도 예상보다 악화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4대 금융지주는 호실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105560)은 약 2조8000억원, 신한금융(신한지주(055550)) 2조600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 1조7000억원, 우리금융지주(316140) 1조7000억원으로 총 8조8000억원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약 5% 이상 더 수익을 거둘 전망이지만, 환호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분기별 실적을 보면 실적 정체가 확인된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시장전망치(4조5636억원)로 7.7% 높지만,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분기 4조6720억원 대비 2.3%가량 줄어든 규모다.
 
수익 기반이 되는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역대급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밝힌 금융권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6월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은행권의 기타대출은 한 달 전보다 1조2000억원 감소하며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는 중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6302억원이다. 업계 1, 2위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따른 압박도 이자이익 확대에 부담이 된다.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거세면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더라도 대출 금리를 올리기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됐다. 시중은행들은 당국을 의식해 선제적으로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주식과 채권 시장 침체로 증권과 보험·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되며 금융지주들의 비이자 수익이 줄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의 경우 채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사업 확장보다는  자본 확충에 힘쓸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도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증시 거래량이 급감, 수수료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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