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원과 박용진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예비경선(컷오프)이 오는 28일 진행되는 가운데 정치 전문가들은 이재명·박용진·박주민 의원의 '3파전' 구도로 본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의원의 본경선 진출 가능성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남은 두 자리를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18일 <뉴스토마토>는 7인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28일 열리는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통과할 3명의 후보들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이 의견을 줬다. (이름 가나다 순)
이번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이재명 의원을 비롯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재선 4인방(박용진·박주민·강병원·강훈식)과 5선 설훈, 3선 김민석 의원, 원외 이동학 전 최고위원까지 8파전이 펼쳐지게 되면서 예비경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이재명 대 97그룹' 구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대표 후보를 3인으로 압축한다. 최대 관심사는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컷오프를 통과할 나머지 2명의 후보가 누구냐다.
최근 여론조사상으로는 이 의원의 뒤를 이어 박용진 의원의 지지세가 눈에 띈다.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에 관한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이 이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이재명 의원(39.6%)에 이어 박용진 의원이 17.1%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박주민(6.0%), 김민석(5.2%), 강병원(3.4%), 설훈(3.3%), 강훈식(1.9%) 의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 7명 모두 본경선에 진출할 한 자리는 박용진 의원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며 인지도를 높이고 본인의 조직을 구축한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홍형식 소장은 "박용진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지난 대선에 출마하면서 나름대로 얼마 전까지 가동한 대의원들이나 권리당원들에 대한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각종 여론조사상 박용진 의원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박주민 의원도 본경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7명 중 6명이나 됐다. 박주민 의원도 지난 2020년 8월 당시 당대표에 도전하며 인지도를 높인 것이 큰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당시 전당대회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김부겸 국무총리와 3파전 끝에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당대표 도전이다. 또 2018년에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1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된 바 있다. 연이은 전당대회 도전으로 당 조직력도 어느 정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할 후보로 평가를 받고 있는 데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높은 지지세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는 중앙위원들의 표심이 70% 반영돼 당심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민심이 당심을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김봉신 부대표는 "결국 인지도 싸움일 것"이라며 "민심이 당심을 견인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여론조사를 중심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조직표도 조직표지만 박용진·박주민 의원에 대한 민심의 견인력이 더 셀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용진·박주민 의원 외에도 설훈·김민석·강병원 의원의 컷오프 통과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각각 1명씩 있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설훈 의원 같은 경우에는 이전 대선 경선 때 이낙연 후보를 도왔다"며 "그쪽 (중앙위)세력이 조직적으로 (설훈 의원을)뒷받침 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배종찬 소장은 "당의 중진으로 (본경선에)오를 수 있는 사람이 김민석"이라고 했고, 김두수 대표는 "중앙위 내에서 친문 쪽은 강병원 의원을 미는 느낌이 있다"며 "중앙위원 (표심)에서 강 의원이 좀 앞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예비경선 이후 본경선에서 '반이재명'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주자들 간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7명 중 6명의 전문가들이 "가능성이 없다"고 예측했다.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두 후보가 단일화했을 때 이 의원의 지지율을 뛰어넘는다면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단일화를 추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일화 가능성에 여지를 남겨둔 한 전문가도 확실하게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은 아니었다.
박상철 교수는 "단일화를 해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단일화를 위한 합종연횡 같은 것이 없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진단했다. 김봉신 부대표는 "(두 후보가)단일화를 해서 이기면 서로 주고 받을 게 있는데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단일화는 어렵다"고 했고, 김두수 대표도 "(후보들이 당대표 출마를)미래 투자로 보면 굳이 단일화할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당대표 본경선에서 최종 승자는 7명 모두 이재명 의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진 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되고, 관건은 이 의원이 얼마나 득표를 많이 하느냐일 뿐"이라며 "의외로 득표가 낮을 경우에는 꽤 흔들리겠지만, 지금 보면 득표율도 높을 것 같다. 과반을 넘어서 압승하면 당에 대한 영향력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찬 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재명 의원의 존재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의 승리를 예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