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30년 부산역 에어택시 승강장인 버티포트(Vertiport). 20㎞ 떨어진 동백섬으로 가기 위해 에어택시에 올랐다. 기장이 모바일 탑승권을 확인한 후 날씨 등 기상정보와 경로 안내가 흘러나왔다. 바다와 고층 빌딩을 건너 도착한 동백섬. 차로 이동했다면 40분이 소용됐을 거리지만, 1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30년 펼치질 SK텔레콤이 그리는 도심항공교통(UAM)의 모습이다.
SK텔레콤(017670)은 부산국제모터쇼에서 UAM 탑승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를 마련, 관람객들을 맞았다. VR기기를 착용 후 대형 로봇팔 모양 기기에 탑승해 3분가량의 체험을 통해 2025년 선보일 UAM의 모습과 비전을 공개했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지난 15일 모터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면서 "30년간 해온 통신 인프라 기반에 운항 관제 플랫폼 영역을 추가적으로 확보한다면 현재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영역을 공중을 날아다니는 기체로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민용 SK텔레콤 CDO가 15일 UAM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은 지난 2019년 2월 UAM 사업화 검토를 시작으로 2020년 UAM 팀 코리아 멤버로 참여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태스크포스(TF)장으로 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UAM 사업 추진 TF를 발족했다. 이후 지난 1월에는 UAM 기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조비 에이비에이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한화시스템(272210), 한국항공공사,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국토정보공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에 참여를 신청했다.
하 CDO는 "통신망과 조비와 협력을 통합 기체 부문, 티맵 기반 매스(MaaS)플랫폼 영역에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경쟁사와 차별화가 가능하다"면서 "고객의 UMA 예약부터 탑승, 비행, 지상교통 연계까지 엔드투엔드(end to end)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안전성 증명 과정 등을 통해 운송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초기에는 국한된 지역에서 관광·의료·물류 등 특정 용도에서 활용도 고려하고 있다. 하 CDO는 "초기에는 소수 기체를 도입해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한 기간도 필요할 것"이라며 "의료용이나 물류 등에서 UAM의 강점을 보여주고, 소비자 니즈를 키워 운송 수단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모터쇼에 마련된 SK텔레콤 부스. (사진=뉴스토마토)
SK텔레콤이 UAM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은 향후 성장성 때문이다. 국토부 K-UAM 로드맵에 따르면, 2023년 61억달러 규모인 UAM 글로벌 시장 규모는 초기 상용화 시점인 2025년 109억달러, 2030년 615억달러로 급성장해 2040년에는 609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2040년 13조원 시장 정도로 예상되며, 우리나라의 앞선 ICT 인프라를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경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래도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2040년 기준 UAM 시장에서 서비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해, 아직 열리지 않은 하늘길은 국내 기업들에게 엄청난 가능성의 영역이 될 전망이다.
하 CDO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통신기반 솔루션을 접목시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동시에 외부 전문가들 채용을 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면서 "상용화 시점에는 다양한 조사를 통해 UAM에 대한 니즈를 파악해 비즈니스모델(BM) 만들기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