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19일 오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소재 일본 총리관저에서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면담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2.7.19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피격당해 사망한 가운데 오히려 이 사건이 한일 양국 관계에 악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은 “(4년3개월 만에) 겨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지만, 지난 참의원 선거 중에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관계 개선을 향해 적극적 자세를 취하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보수파 한 의원은 “아베 전 총리가 당내 보수파를 조정해가면서 기시다 정권을 지탱해왔는데, 아베가 없는 지금 기시다 총리 대응에 따라 보수파가 단번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베 전 총리가 사라지면서 기시다 총리의 정치색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극우 보수파들에 의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정권이 역사(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에서 한국과 타협한 것으로 비춰지면 보수파의 반발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 측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져있는 가운데 만일 윤 정부가 낮은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면 국내 여론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양국 모두 자국 내 여론과 지지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면서 결과까지 도출해내야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19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총리를 예방하고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 양국 간 역사 현안에 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 기업의 현금화(강제적 자산 매각) 전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말씀드렸고 그러기 위해 일본 측이 성의 있게 호응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별다른 언급없이 경청했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