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기존 변이보다 면역회피 특성이 클 것으로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변이 BA.2.75(켄타우로스)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국내 첫 확진 사례 보고 이후 일주일 만인데 앞으로 전체적인 유행 규모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BA.2.75 감염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4일 해외여행력이 없는 60대 남성이 BA.2.75 확진자로 처음 확인된 지 일주일 만에 두 번째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번 추가 확진자는 지난 5일 인도에서 입국해 이틀 뒤인 7일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0일 오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동편에 추가 설치된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BA.2.75는 오미크론 하위변이 중 하나로 지난 5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돼 현재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다른 오미크론 하위변이들과 비교하면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많고 면역회피에서 우월한 모습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의 돌기 부분을 말한다. BA.2.75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는 총 36개로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또 다른 하위변이 BA.5 32개보다 4개나 더 많다.
여러 변이 가운데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평가되는 BA.2.75가 국내 감염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자 전체적인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BA.1과 BA.2가 동시에 퍼졌던 오미크론 대유행처럼 중간에 종의 변화가 있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다만 (확진자 수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고 내려가기를 반복할지, BA.5가 전체적인 유행을 주도했기 때문에 BA.2.75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뒤 유의미한 영향을 줄지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확진자 발생 양상을 떠나 전체적인 유행 규모가 커지고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BA.2.75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고위험군을 보호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백신 4차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임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중증화 사망 위험은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높아진다"며 " 4차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선 고위험군의 코로나19 중증 악화 및 사망 방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백신 이외의 다른 수단도 동원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고위험군처럼 보호해야 하는 대상을 특정할 필요가 있다"며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시스템을 갖춰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BA.5가 우세종이 되든 BA.2.75가 우세종이 되든 국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방역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