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에 가구당 순자산이 전년보다 8% 급등했다.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전체 순자산인 국민순자산은 1경9809조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77.5%를 차지했다.
2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4476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0년 말(5억450만원)보다 8% 많은 수치다. 증가폭은 2020년(9.7%)보다는 다소 축소됐다.
국민대차대조표에서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가구당 순자산액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을 추계 가구 수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전년 대비 10.8%(1132조9000억원) 늘어난 1경1592조원을 기록했다. 증가폭은 2020년(12.4%)보다는 소폭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구성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주택 6098조원(52.6%) △주택 이외 부동산 2626조원(22.7%) △현금·예금 2139조원(18.5%) △지분증권·투자펀드 1134조원(9.8%) 순이었다.
가계의 구매력을 의미하는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 대비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과 부동산자산의 배율은 각 10.0배, 7.6배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의 9.5배, 7.1배에 비해 높으며,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더한 '국민순자산'은 1경9809조원으로 1년 전보다 2030조원(11.4%) 증가했다. 1년 전(7.3%) 대비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국민순자산은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다. 증가폭도 2007년(13.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국민순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2072조원) 대비로는 9.6배로 전년(9.2배)보다 커졌다.
국민순자산의 증감 요인을 보면 금융자산 순취득 등 '거래에 의한 증감'이 2020년 304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17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자산가격 상승 등에 따른 명목보유손익 등 '거래 외 증감' 부분은 904조7000억원에서 171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이나 주가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자산 가치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국민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거래 요인에 의한 증가보다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 변동 등 거래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건물, 토지자산 등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금융 자산 가격이 전년 대비 크게 상승(8.2%)한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형태별로는 토지자산(1경680조원, 56.1%)과 건설자산(6193조원, 32.5%)이 전체 88.7%를 차지했다. 토지 자산과 건설자산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율은 각각 5.2배, 3배였다.
국민순자산 중 비금융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77.1%에서 77.5%로 확대됐다.
2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4476만원으로 추정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