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물러설 곳 없는 대우조선 하청 노사

원청 휴가 전날 마라톤 협상 계속 진행
사내협력사 대표단 “많은 진전 있었다”
협상 결렬 시 공권력 투입 가능성 높아
방기선 기재 차관 “불법 행위 엄정 대응”

입력 : 2022-07-22 오전 11:24:1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하청업체 노동자 파업이 51일째 접어들면서 극적 타결과 파행의 갈림길에 들어섰다. 최악의 경우 공권력 투입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단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금속노조 거통고지회 조합원들이 농성하고 있다. 1도크 울타리에 파업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양측 대표단 교섭은 지난 15일 시작됐다. 전날에도 개회와 정회를 반복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임금 인상의 경우 사측 4.5%, 노동조합 5%로 이견을 좁혔지만, 협력업체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조합원 고용 승계 문제와 손해배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집행부를 제외한 조합원에게 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말라고 요구했지만, 사측 대표단은 회사별로 논의할 사안이라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냈다.
 
애초 협력사 측은 협상 타결 마지노선을 이달 19일로 잡았다. 오는 23일 원청 하계 휴가가 시작되는데, 원청 도움으로 시설과 장비 활용을 준비할 기간이 이때까지였다고 한다. 원청 휴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파업 장기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원이 점거 중인 1도크(건조장)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1도크를 찾아 유최안 거통고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공권력 투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아래 위 몸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날 1도크 인근에 에어매트가 깔렸다 철거되고, 경찰 헬기가 상공을 휘저으면서 공권력 투입이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는 노사 합의를 연일 독려하는 한편 ‘불법 행위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하청 노사 간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혀진 만큼 오늘은 반드시 협상이 타결돼 불법 점거 사태가 마무리되길 기대한다”면서도 “노사 자율을 통한 대화와 타협 노력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극적 타결 가능성은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협의회장인 권수오 녹산기업 대표는 전날 오후 늦게 정회하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거통고지회 소속 조합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과 상여금 30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제공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유 부지회장이 1도크에 가로·세로·높이 1m(0.3평) 철제 감옥을 만들어 옥쇄 농성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거통고지회 1도크 점거가 지속될 경우 이달 말 손해액을 8165억원으로 추산한다. 다음달 말까지 이어지면 1조3590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추후 공정을 통해 만회할 경우에도 공정 지연과 물류 혼잡으로 간접적 영향이 발생한다”며 “선수금과 인도대금 지연에 따른 유동성 악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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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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