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4만 전체회의 철회…내부 반발 불씨 여전

첫 제안자 "국회가 시정해줄 것 믿는다"
두번째 제안자 나와 "일부라도 강행"

입력 : 2022-07-27 오후 5:23:1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14만 전체 회의’로 맞선 경찰이 돌연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내부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서 새국면을 맞고 있다.
 
오는 30일 예정됐던 14만 전국 경찰 전체회의를 주도한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감은 27일 경찰 내부망에 ‘전국 14만 전체 경찰회의 자진철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경감은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국회가 이러한 불법적인 경찰국 설치에 대해 입법적으로 반드시 시정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전국 서장회의에 이어 전국 모든 경찰들이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 극한까지 치닫던 갈등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듯 했다. 경찰청 앞에서 매일 경찰 직장협의회가 열어 왔던 경찰국 설치 반대 1인 릴레이 시위도 당분간 중단됐다. 전직 순경 출신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무궁화클럽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국 신설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기존과는 다른 기류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재차 집단행동을 강행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류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경감은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에 “전국 지구대장, 파출소장들도 팀장님들 회의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한 동료로서 30일 오후 2시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올렸다.
 
류 경감은 “첫 제안자가 철회를 했지만 행사는 진행하겠다”며 “많은 동료가 참석하는 행사는 당장 현실적으로 준비하기 어렵다. 비록 적은 동료들이 모이더라도 전체 14만 경찰이 모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행사로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경찰청은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서며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날 오전 세종경찰청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 경찰청에서 경감 이하 경찰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전국 14만 경찰회의가 철회된 것을 두고 “이제 모든 오해와 갈등을 풀고 국민만 바라보는 경찰이 되기 위해 저를 비롯해 모든 14만명 경찰이 합심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 서장회의를 두고 ‘쿠데타’에 빗댄 것에 대해 “쿠데타 관련 발언이 지나쳤다는 비판에 대해 제가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지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 일부 서장 내지 총격들의 무분별한 집단 행동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지, 성실히 맡은바 직무를 수행하는 대부분의 경찰에 대해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섰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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