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보수신문 칼럼을 게재한 뒤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다.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진행 중 잇단 인사 참사에 대한 기자들 지적에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하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박민영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며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칼럼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 아래로 추락한 것과 관련해 "사태의 시작은 박민영 청년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이라고 진단했다. 칼럼은 "여당 대변인이 자기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 봤다"며 "대변인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 언론인이 아니다. 당의 방패이자 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기 당 대변인에게 초유의 비판을 당한 윤 대통령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보니 분노가 클 것이라고 짐작돼 주위에 물어봤더니 사실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를 싫어하는 윤 대통령으로선 박 대변인의 비판 뒤에 이 대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고 짐작했다.
이에 이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이야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제 그 철학은 당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잘 알고 있다. 깨지지 않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 강인선 대변인과 당의 박민영 대변인을 비교, "강인선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박민영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을 용기와 책임의식을 갖고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발언 직후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며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역으로 꼬집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