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쌀만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쌀 생산량이 늘어난데다 소비가 가파르게 감소한 여파다. 여기에 8월 말부터 수확되는 햅쌀이 시장에 추가로 풀리면 쌀값 추가하락이 이어질 수 있어 유통업계가 쌀 가공식품 소비촉진에 힘쓰고 있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쌀 물가는 1년 전보다 14.3% 급락했다. 농축수산물이 7.1% 상승했지만 유독 쌀값만 크게 떨어진 것이다. 쌀값은 올 1월부터 내려가고 있는데 하락폭 또한 매달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1.2%, -12.6%, -14.3% 등 두자릿수로 추락했다.
이는 쌀 소비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작년 쌀 생산량은 6년 만에 전년에 비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1년 쌀 생산량은 388.2만 톤으로 전년대비 10.7%가 증가했지만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으로 같은기간 1.4% 감소했다.
무엇보다 쌀 소비가 크게 줄고있다. 국민 1인당 쌀 연간 소비량이 2011년 71.2㎏에서 작년 56.9㎏까지 줄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최저치다. 하루에 156g 분량으로 200g짜리 즉석밥 1개도 채 먹지 않는 셈이다.
그나마 줄어드는 쌀 소비에 대한 활로를 '가공식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13년 52만6140톤에서 작년 68만157톤까지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쌀 가공식품을 통한 소비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최대 50% 할인한 쌀 가공식품 모음전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고있는 '국산 쌀 가공식품 모은전'에서는 즉석밥, 쌀국수컵 등 간편식과 쌀부침가루, 고추장, 인절미 스낵, 누룽지, 조청, 식혜, 막걸리 등 국산 쌀 가공식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다른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도 즉석밥, 누릉지 등 1+1행사를 진행중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쌀 가공식품인 누릉지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농협유통 관계자는 "서구화된 식문화 등으로 인해 쌀 소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쌀 재고는 늘어나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산 쌀을 이용한 즉석밥, 쌀국수컵 등 간편한 한끼 식사 상품 뿐 아니라 국내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 취급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00% 국내산 쌀을 활용한 포켓몬스터 모양의 설기도 나온다. 포켓몬 인기로 유인해 쌀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SPC삼립의 떡 프랜차이즈 브랜드 ‘빚은’은 국내산 쌀로 만든 ‘포켓몬 설기 4종’을 오는 16일 출시한다.
리뉴얼과 콜라보로 젊어진 막걸리 소비층도 겨냥했다. 서울장수막걸리는 출시 이후 12년만에 라벨을 처음으로 바꿨다. 국내산 장수 막걸리는 백미를 주원료로 만들어 살아있는 효모와 자연적으로 생성된 톡 쏘는 탄산이 특징인 제품이다. 서울탁주제조협회의 경우 지속적인 막걸리 소비홍보를 위해 이마트24, 파리바게뜨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