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면 록 페스티벌…'펜타포트' 관전포인트는

8월5~7일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 무대
넬·자우림·뱀파이어위켄드 등 국내외 록 대표팀 출격

입력 : 2022-08-05 오전 9:48:46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올해 17주년을 맞은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8월5~7일 3일간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펜타포트는 힙합, EDM이 득세하는 시대에 열악한 록 시장의 마지막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해온 국내 대표 간판 록 축제다. 
 
록 페스티벌 환경이 척박했던 1999년 '트라이포트 페스티벌'에서 시작됐다. 이후 2006년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꾼 후 15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딥퍼플, 뮤즈, 트레비스, 언더월드, 콘, 들국화, 서태지 등 1200팀 이상을 무대에 세웠고 약 100여만명의 누적관객을 동원한 국내 록페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2019년 주관사 변경과 '사골' 라인업(이전 출연한 뮤지션들의 재출연), 행사 본 취지와 상관 없는 프로모션 부스 섭외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올해도 라인업 약세에 대한 지적은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영향에 이 정도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첫째날은 넬이 마지막 무대, 간판출연진(헤드라이너)으로 무대에 선다.
 
올해 데뷔 23년차 밴드 넬은 펜타포트가 첫해를 맞던 2006년 출연을 시작으로 역사(2016년 메인무대 헤드라이너, 2020년 비대면 출연)를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이 밴드명을 넬로 정하게 된 것도 펜타포트 전신인 1999년 7월31일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을 보러 갔다가 비를 피하기 위해 찾은 한 PC방에서다.
 
2001년 'Reflection of'와 'Speechless' 앨범으로 시작해 2002년 서태지의 인디레이블 '괴수인디진'에 합류했고 인피니트 소속사 울림을 거쳐 현재 독립해 활동하고 있다.. 2003년 'Let It Rain'을 시작으로 지난해 'Moments in between'까지 총 9개의 정규앨범을 낸 한국을 대표하는 모던 록 밴드다.
 
밴드 넬.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넬 이외에도 이날 눈 여겨 볼만한 팀 중 하나는 대만 매스록 밴드 엘리펀트 짐이다. 2012년 데뷔한 밴드는 베이스와 기타, 드럼 3인조로 구성돼 있다. 4분의 4박자, 대중음악 전형의 박자를 탈피하는 매스 록은 ‘매스(수학)’란 글자 그대로 악기와 박자를 물리적으로 계산해서 만드는 음악 장르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4박을 벗어난 변박을 조합해 이질감을 만드는 식이다. 밴드는 2019년 서울 DMZ페스티벌로 한국에 내한한 바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 출신 팝밴드 '타히티 80'도 첫날 주목할 만하다. 1995년 결성된 팀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공연을 이어왔다. 나비(butterflies), 햇빛(sunshine), 수영복(swimming suite) 같은 예쁜 단어들을 아름답고 절제된 멜로디로 구현해내는 팀이다. 이번 공연에선 올해 초 발표한 신작 'Here With You' 수록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최근 밴드 베이시스트 페드로 르상드는 국내 밴드 더보울스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해왔다. 
 
이 밖에도 한국 대표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을 필두로 선우정아, 적재, TRPP, 효도앤베이스 등 한국 팀들도 첫째 날 무대에 오른다.
 
둘쨰날에는 뱀파이어위켄드(6일)가 헤드라이너로 선다. 
 
뱀파이어위켄드는 2006년 결성된 3인조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다. 라디오헤드, 디엑스엑스 등이 속한 'XL Recordings'과 음반계약을 한 뒤 데뷔앨범 Vampire Weekend를 2008년 1월 냈다. 이 앨범은 영국 앨범차트 15위, 빌보드 200차트 17위를 기록했다.
 
2010년 정규 2집 'Contra'과 2013년 3집 'Modern Vampires of the City'를 차례로 빌보드 1위에 올려놓으며 세계적 밴드로 발돋움했다. 아프로 비트 기반에 펑크(Funk), 인디 록과 개러지 록을 오가며 동서양 음악을 조화롭게 섞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뱀파이어 위켄드. 사진=위키피디아
 
이날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르는 미국 포스트 메탈밴드 데프 헤븐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결성된 밴드는 이 해에 첫 데뷔작 'Formation and demo'으로 데뷔했다. 거칠게 포효하는 스크리밍과 굵은 기타 톤의 메탈 사운드가 장기다. 총 5개의 정규 앨범을 내오며 세계적인 메탈 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둘째날에는 잔나비, 새소년, 바밍타이거, 비비, 우효 등 한국 음악가들이 무대에 선다. 
 
재패니즈브랙퍼스트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미국인 미셸 조너(Michelle Zauner)의 솔로 프로젝트다. 2016년 첫 정규작 'Psychopomp'을 시작으로 2017년 2집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까지, 줄곧 한국인인 어머니를 잃은 상실의 슬픔을 팝적 멜로디로 그려왔다. 미국 잡지 뉴요커에 기고한 에세이 'Crying In H Mart'는 상실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댄서블한 80년대 신스팝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 'Be Sweet'이 수록된 3집 'Jubilee'로 음악 평단도 사로 잡았다. 올해 그래미어워즈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얼터너티브 앨범' 후보에도 오른 바 있다.
 
자우림.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는 대한민국 1세대 인디 밴드로 지금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자우림이 오른다. 자우림은 지난 2018년 펜타포트 메인무대 헤드라이너로 참여, 현장을 '자우림 월드'로 만든 바 있다. '고래사냥' 무대 때 관객 수백명이 삽시간 바닥에 앉아 한 ‘노젓기 퍼포먼스’는 펜타포트 역사의 잊지 못할 순간으로도 기록된다.
 
올해 데뷔 25년차인 밴드는 김윤아를 필두로 이선규(기타), 김진만(베이스) 3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총 11장의 정규 앨범을 내온 장수 밴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 작업 방향을 틀어 밝은 곡들을 담아 11집 '영원한 사랑'을 냈다.
 
마지막 날에는 서브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1995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결성된 포스트 록 밴드 모과이를 비롯해 록과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한국 대표 전자음악 밴드 '이디오테잎', 싱어송라이터 백예린 주축의 '더발룬티어스', 밴드 '혁오' 기타리스트 임현제와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베이스 지윤해, '장기하와 얼굴들' 출신 드러머 전일준의 새 밴드 '봉제인간' 등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일일 확진자 수가 12만명을 넘어서고 누적 확진자수가 2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방역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펜타포트 주최 측은 안전관리 요원을 400명 규모로 배치하고 젖은 마스크를 수시로 갈아 끼울 수 있도록 새 마스크를 현장에 비치할 계획을 하고 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사진=펜타포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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