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재계… 눈길 쏠리는 '광복절 특사' 선정

법무부, 사면심사위 개최 예정…이재용·신동빈 포함 전망
우호적 여론에도 신중…"반대 입장 가진 단체도 있을 것"

입력 : 2022-08-07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될 광복절 특별사면을 위한 절차가 이번 주 진행되면서 경제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9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특별사면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번 심사위원회 논의 대상에는 그동안 경제계가 줄곧 사면을 요구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들 외에도 사면 대상으로는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 주요 인사가 주요 경제인의 사면에 적극적인 찬성 견해를 밝힌 만큼 이들에 대한 사면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냐는 질의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 통합 차원이나 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경제인 사면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물론 국민이 공감해야 한다는 전제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인에 대한 사면 여론도 우호적이어서 경제계의 기대감도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인 사면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의 50.2%는 기업인 사면에 찬성, 37.2%는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기업인에 대한 사면이 우리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한 국민은 53.1%로 나타났다.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5.0%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이 부회장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29.8%는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의혹에 관한 5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석가탄신일을 앞둔 4월 말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당시 청원서의 사면 대상자 명단에는 이 부회장, 신 회장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퇴임 전 특별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제 단체들은 이번에 광복절을 앞두고도 특별사면 대상 기업인 관련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석가탄신일 당시처럼 공개적으로 의견을 내거나 사면 건의 사실을 밝히지는 않을 방침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기업인 사면에 대한 여론은 좋았지만, 결국 되지 않았다"며 "저희와 반대의 입장을 가진 단체 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면법에 따르면 특별사면과 특정한 자에 대한 감형 또는 복권은 대통령이 하며,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특별사면, 특정한 자에 대한 감형과 복권을 상신한다. 법무부 장관이 상신할 때는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이번 심사위원회에서 대상자가 선정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을 단행한다. 법무부의 사면 대상자 발표는 12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은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후 지난해 1월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법무부는 징역형이 확정된 이 부회장에 대해 그해 2월15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대상자임을 통보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적격 의결로 광복절 기념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돼 지난해 8월13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이 부회장의 형기는 지난달 29일 만료됐지만, 취업제한 규정은 계속해서 남아 있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총수 일가 경영 비리 사건과 관련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됐으며, 2019년 10월17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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