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상장 첫날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롯데렌탈(089860)이 울상이다. 쏘카 IPO(기업공개)를 통해 쏘카 지분 가치에 대한 재평가 기대가 있었지만, 쏘카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IPO 철회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지난 2분기 호실적에 이어 하반기에 신사업 본격화 등 긍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장기적인 낙관론은 여전하다.
롯데렌탈 상장 1년 주가 추이. 그래프=한국거래소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전날 450원(1.18%) 내린 3만7700원에 마감했다. 롯데렌탈은 작년 8월19일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상장한지 1년여가 됐다. 공모가 5만9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이후 상장 첫날 6만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단 한차례도 공모가를 터치한 적은 없다.
현재 주가 수준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증권가에선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이 지난 2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면서 "하반기 이익 증가 지속과 신사업 본격화 등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롯데렌탈은 지난 2분기 매출 6839억원, 영업이익 794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 영업이익(744억원)을 7% 가량 상회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렌터가의 수주 증가 효과와 중고차 판매 매출 등이 상승하면서 분기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점쳐진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고차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롯데렌탈의 실적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시장의 경우 2년에 걸쳐 대기 수요가 누적돼 수급 불균형의 단기 해결이 어렵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들의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중고차 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롯데렌탈의 3분기 매출액 6980억원, 영업이익은 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원은 "롯데렌탈의 이익 레벨이 재차 상승할 것이라며, 중고차 매각 차익 뿐 아니라 리오프닝으로 인한 단기 렌터카, 카셰어링 수요가 여름 성수기를 맞아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쏘카 IPO에 따른 투자 지분의 재평가를 기대했던 부분은 아쉬운 요소로 거론된다. 고평가 논란 등에 휩싸인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IPO 철회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롯데렌탈은 지난 3월 쏘카에 183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쏘카 지분 13.9%를 취득해 3대 주주가 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이틀간 실시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400곳의 기관이 응찰해 100 대 1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관 수요 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쏘카는 공모물량 축소 검토와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쏘카가 사업 확대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 IPO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모빌리티 관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쏘카가 상장 철회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