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지난달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경신했지만 취업자 증가폭은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하향 전망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 취업자 둔화세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2만6000명(3.0%) 증가했다. 7월 기준으로는 2000년 7월 87만7000명 이후 가장 많다.
취업자 증감폭은 지난 1~2월 100만명대로 정점을 찍은 뒤 기저효과 감소로 3월 83만1000명, 4월 86만500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5월에는 93만5000명으로 다시 올라섰다가 6월 84만1000명을 기록하는 등 석달만에 증가폭 둔화세를 맞았다. 7월에는 82만6000명으로 두 달 연속 증가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다만 고용률과 실업률 지표는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1.6%포인트 증가한 62.9%다. 고용률은 7월 기준으로 1987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실업자는 전년비 8만4000명 줄어든 83만6000명이다. 실업률은 0.3%포인트 감소한 2.9%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94만7000명으로 57만5000명(3.5%) 감소했다. '쉬었음' 인구는 18만3000명(7.8%), 취업준비자는 10만5000명(12.0%) 감소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은 10.5%로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19.7%로 3.0%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수가 전년비 17만6000명(4.1%) 증가해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은 13만명(4.9%) 늘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5만4000명(2.5%) 증가했다.
이에 반해 협회·단체, 수리·기타개인서비스업은 2만3000명(2.0%), 금융·보험업은 2만1000명(2.6%), 도매·소매업은 1만명(0.3%)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7월 고용동향의 가장 큰 특징은 제조업이 전체를 견인했다는 점"이라며 "제조업의 경우 2015년 11월 18만2000명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반도체 수급, 수출도 괜찮은 상황인데 이 부분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47만9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82만6000명 중 절반 이상이 고령층 일자리다. 50대 19만4000명, 20대 9만5000명, 30대에서도 6만2000명이 증가했으나 40대에서는 1000명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50대는 교육업, 보건복지업, 전문과학기술업 분야에서 증가했으며 60세 이상은 제조업, 농림업, 보건복지업에서 호조를 보였다"면서 "40대는 금융 및 보험업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향후 취업자 증가 둔화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6일 수정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3%로 하향 전망한 상태다. 이는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3.0%에서 2.7%,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에서 2.8%, 한국금융연구원은 3.2%에서 2.6%, 현대경제연구원은 2.8%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국제신용평가사의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고용은 기저영향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인상, 코로나 확산세, 가계·기업심리 위축 등 하방요인 상존한다"며 "내년에는 기저효과, 직접일자리 정상화, 경기둔화 우려, 인구감소 영향 등에 따른 증가폭 둔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7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2만6000명(3.0%) 증가했다. 사진은 고용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