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도 정부의 대출 규제 지속,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 여파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커지며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또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출 태도 완화로 기업대출은 7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5000억원으로 한 달 새 3000억원 줄며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7월 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기타대출 감소폭이 전월 대비 확대되며 소폭 감소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 수요 둔화에도 집단 및 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며 "하지만 기타대출은 대출 금리 상승,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정부의 대출 규제 지속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7월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폭이 전월보다 확대됐다.
전세자금대출이 1조1000억원 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이 2조원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월(1조4000억원)보다 6000억원 확대됐다.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2조2000억원 줄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낙폭도 지난달 -1조2000억원보다 더 커졌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1137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2000억원 늘어나며 7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은 6조8000억원 증가한 937조7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2조원 늘어났다. 대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늘어난 19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상환 규모가 6월 1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1조5000억원으로 커졌다.
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2200조200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10조3000억원 줄었다.
수신 종류별로 살펴보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 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7월에만 53조3000억원 감소했으며 이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다만 정기예금은 31조7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제고 등을 위한 자금유치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 등에 따른 결과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지난달 14조5000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국고 여유자금 유입, 전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 목적 인출자금의 재예치 등으로 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10조5000억원)에서 상승 반전한 것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5000억원으로 한 달 새 3000억원 줄며 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