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진단키트 매출 뚝…증권가 목표도 하향조정

코로나 신규 확진자 정점 후…영업익 10분의 1토막
글로벌 확진자 감소 및 개별 중심 방역 정책에 '상승폭' 제한

입력 : 2022-08-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리던 진단키트주들이 2분기 들어 실적이 급격히 꺾이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이 진정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엔데믹 전환으로 개인 중심의 방역 정책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매출도 큰 폭의 성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진단키트 관련주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거두고 목표치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씨젠(096530), 휴마시스(205470), 수젠텍(253840) 등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실적이 지난 1분기를 정점으로 크게 하락했다.
 
국내 진단키트 대장주로 불리는 씨젠은 올해 2분기 실적이 90% 넘게 급감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 1284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1.5%, 93.5%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영업익 970억원)을 86.6% 하회하는 수준이다.
 
수젠텍 역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매출 228억원, 영업이익은 91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각각 66.4%, 80% 줄었다.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도 2분기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휴마시스는 올 2분기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64.8% 줄어든 114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5.6% 감소한 698억원을 기록했다. SD바이오센서는 2분기 매출액 7950억원, 영업이익 348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42.7%, 43.8% 감소한 수치다.
 
실적발표 이후 진단키트주들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씨젠은 실적발표를 앞두고 10일 5.24% 하락한 데 이어 잠정실적을 발표한 12일에는 7.58% 급락했다.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수젠텍은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간 각각 주가가 4.64%, 5.81%, 5.15% 씩 하락했다.
 
진단키트주들의 주가 하락은 글로벌 확진자 수 감소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권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2분기 이후 글로벌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향후 성장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엔데믹 전환과 개인 중심의 방역 정책이 자리 잡으면서 진단키트 수요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진단키트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지난 16일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이 씨젠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으며, 신한금투는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 매수’(Trading Buy)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과 다올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SD바이오센서의 목표가를 낮췄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와 개인 중심으로의 방역 정책 전환, 유통망 재고 소진에 따른 발주 감소 등으로 인해 씨젠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하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8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망 재고 소진 및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신규 발주가 예상되나, 매출의 고성장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수성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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